신(新)은 새로움이요, 입(入)은 들어옴이다. 구(舊)는 오래됨, 낡음이요 출(出)은 나감이다. 그래서 신입구출(新入舊出)은 새로움이 들어오고 낡음은 나간다는 말이다. 신구(新舊)의 출입은 언제나 어디서나 어떤 것에서나 볼 수 있다. 

자연의 변화에서, 인간사에서, 사람의 일상에서 우리는 이를 보고 느끼고 안다. 계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에서 우리는 풀잎이나 꽃 그리고 나무들이 새로움과 낡음을 드러내는 것을 보고 느끼고 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서도 우리는 이 변화를 안다. 특히 부(富)와 권력에서 새로움과 낡음을 익히 보고, 들어오고 나감을 깊이 느낀다. 재물이 아무리 많이 쌓여도 언젠가는 흩어지고 권력이 아무리 드세어도 그 또한 사그라질 때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흔히 보아왔다. 재물과 권력은 모래로 쥐는 것과 같아 언젠가는 스르르 빠져 나가기 마련이라는 것도 우리는 잘 안다. 사람도 세월 따라 새 사람이 묵은 사람이 되고 묵은 사람은 사라지게 된다. 아이가 어른이 되고 아들이 아버지가 되고 아버지가 할아버지가 된다. 변함 없는 이치다. 자식이 장성하면 아버지는 밀려나서 시간이 지나면 힘없는 뒷방 할아버지가 된다.

세월 따라 계절이 변하고 사람이 변하는 것은 그저 그런 것이니 여기고 마냥 흘러가는대로 덩달아 가지만은 않는 것이 또한 사람 사는 일이 아닌가 한다. 일일신(日日新)이라는 말로써 이해해본다. ‘나날이 새롭다’는 이 말은 세월이 가도, 계절이 변해도, 사람들이 변해가도 늘 새롭다는 말이 되겠다.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일 수는 없다. 새로움은 낡고 오래됨의 바탕에서 우러나는 것임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새로움이 낡음과 오래됨을 밀쳐내어 신입구출(新入舊出) 이라지만 신입과 구출은 따로가 아니다. 이를 잘 안다면 출(出)이라 밀려난다고 서러워 할 일도 아니다. 신입(新入)이라고 하여 마냥 즐거워하고 우쭐할 일도 아니다. 오늘의 구출(舊出)도 어제의 신입(新入)이었음을 안다면 그게 바로 현명함이리라. 

[불교신문3431호/2018년10월13일자] 

이진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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