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요체의 비밀
조선시대의 고승 신미대사는 세종대왕의 한글창제를 도운 숨은 공로자다. 하지만 최근에서야 훈민정음을 창제하는데 집현전 학자들보다 많은 역할을 한 신미대사의 행적이 단편적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역사에서 사라졌다는 음모론이 제기되기 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오규원 작가가 세종대왕과 한글, 신미대사를 주제로 쓴 장편소설 <시도요체의 비밀>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이 책의 제목 ‘시도’는 세종의 이름인 이도(李祹)의 ‘祹(도)’자를 ‘示(시)’와 ‘匋(도)’로 나눈 것이고, ‘요체’는 사전적으로 중요한 말씀이란 뜻을 담고 있다. 즉 이 책을 풀이하면 ‘세종대왕이 남긴 중요한 말씀’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저자는 세종대왕의 한글창제를 도운 신미대사가 <시도요체>라는 책을 만든 것으로 설정하고, 허구의 스토리를 통해 대사가 훈민정음 창제에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말하고 있다. 또한 훈민정음이 현 시대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독자들에게 되묻는다.
이 책은 1부 현재, 2부 일제강점기, 3부 세종대왕 시대 등 모무 3부로 구성됐다. 이야기는 신미대사가 훈민정음을 만드는 과정에서 대왕과 나눈 대화를 일기형식으로 기록하고 책자 표지에 ‘시도요체’라고 썼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책자의 가치를 알아보고 일본으로 밀반출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한국으로 돌아와 그 비밀이 세상에 밝혀진다는 줄거리다.
저자는 “신미대사가 훈민정음 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운 상황에서 이 책은 세종대왕이 대사를 위해 26자의 긴 시호를 내리려했던 일과 후대 세조의 명을 받아 간경도감 제조가 됐던 행간의 의미를 세상에 알리는데 좋은 소설”이라며 “더불어 불교계의 숨은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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