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교육론

이송곤 지음/ 운주사

불교학 박사 취득한
불교방송 현직 PD

초기불교 수행지침서
교육학 관점서 고찰

“부처님이 설한 교설
서양교육 뛰어 넘어”

이송곤 청주불교방송 PD가 초기불교의 불교 교육체계를 현대적 의미로 재조명한 연구서 <불교교육론>을 최근 출간했다. 사진은 서울 제따와나선원 초기불교대학원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스님과 불자들.

교육학은 교육에 대한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교육에 관한 이론 특히 체계적 이론을 말한다. 즉, 전자는 교육론이고 후자는 교육학이다. 이 두 개념을 확실하게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교육학으로 통칭한다. 이는 주로 서양에서 발전해온 학문 분야로 교육학 하면 서양 교육학을 떠올린다. 하지만 불교에서는 과연 교육이론이 없었을까? 있었다면 그것은 어떤 것일까?

동국대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불교대학 불교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송곤 청주불교방송 PD는 “부처님께서 설하고 닦으신 교설 및 수행에서 현대 서양교육학을 뛰어넘는 훌륭한 교육원리가 존재한다”고 전제한 불교교육에 대해 주목했다. 그리고 초기불교 경전이나 <청정도론> 등 주석서들을 교육학적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연구한 결과물인 <불교교육론>을 최근 펴냈다.

현직 PD로는 이례적으로 조계종 국제포교사, 한국불교학회, 종교교육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불교의 교육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초기불교에서 대승불교에 이르기까지, 수행을 통해 변화해가는 인간형성의 과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청정도론> 등을 통해 부처님이 강조한 점진적인 수행방법과 교육방법이 있으며, 이런 교육방법이야말로 현대의 교육이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이 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을 띠는 부처님의 말씀은 <청정도론>에 그대로 수용되어 계·정·혜 삼학의 구조로 나타나고 있다.

초기불교의 원천적인 교학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전하는 <청정도론>은 5세기 인도 출신의 붓다고사(Buddhaghosa) 스님이 스리랑카로 건너와 지은 것이 논서다. ‘청정도(淸淨道)’는 열반에 이르는 길이란 뜻이다. 빨리어로 써진 이 논서는 남방불교의 소의경전인 니까야에 설해진 경전의 중요한 말씀을 해석하여 정리해 놓은 것이다. 일종의 수행지침서라 할 수 있는 책으로 불교의 목적인 열반을 얻는 방법을 제시해 놓은 것이 주요내용이다.

특히 저자는 “열반에 이르는 인간형성의 길을 칠청정(七淸淨)의 수행체계로 제시하고 있어 교육적으로 가치가 높다”고 말한다. 즉 사마타와 위빠사나의 수행과정에서 쉬운 내용으로부터 어려운 내용으로, 또는 낮은 단계로부터 높은 단계로 점차적으로 학습됨으로써 범부에서 성자로 인격이 변화한다. 결국 열반에 도달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인간형성의 점진적 변화를 나타내는 교육체계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는 수행과정은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고 기능적이며 지식 위주인 현대교육에서 보기 힘든 자각적이고 전인적인 교육과정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존 교육계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지향할 가치가 있는 교육이론으로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저자는 이 같은 이론의 근거로서 초기불교의 내용 가운데 불교교육의 기본적 토대가 되는 세 가지 요소와 불교교육의 정의, 붓다의 교육계획 및 교육방법 등을 살펴봤다. 이어 부처님이 설한 점교의 내용 및 그 의미, 계·정·혜로 전개되는 교육과정 등도 고찰하고 있다.

더불어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이 지니고 있는 수행방법의 특성에 대해서 다루면서 인간형성으로서의 의의가 있다는 점을 밝힌다. 더욱이 이러한 수행과정이 현대교육학의 이론과 비교할 때 자아 중심의 교육적 체험이 아니라 무상, 고, 무아를 체득하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적 특색을 띠고 있음을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목된다. 그리고 이러한 불교의 인간형성은 지식교육 위주인 학교교육에서는 이룰 수 없고, 지혜 교육의 특성을 띠는 위빠사나 중심의 <청정도론>의 수행체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저자는 “교육이 사회적 성공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전락한 상황에서, 본래 지향하는 목표를 새롭게 되돌아보고 기존 교육이론을 새로이 재정립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면서 “불교의 교육체계를 자세하고 심도 있게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이 교육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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