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길, 나의 등불

임정애 외 8인 지음/ 여름

임정애 건대병원 교수 등
불자 의사 9명 의기투합

불교 호스피스·완화의료
알리는 가이드북 펴내

“말기환자, 보호자 모두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불교여성개발원 산하 생명존중운동본부장을 맡고 있는 임정애 건국대 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가 불자의사 8명과 함께 불교적 관점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조명한 안내서 <돌아가는 길, 나의 등불>를 최근 출간했다. 사진은 병원에서 시연한 임종의례 중 불교봉사자들이 스님과 함께 하는 <아미타경>을 독경하고 있는 모습.

“불자의사들이 힘을 합쳐 말기환자와 보호자에게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알리고, 고통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부처님 자비광명 속에 임종을 맞이하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3월 불교여성개발원 산하 생명존중운동본부 초대 본부장에 취임한 임정애 건국대 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한때 건강을 잃고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접해 부처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감사의 마을을 지니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는 임정애 교수가 동료 불자의사들과 의기투합해 펴낸 불교 호스피스 안내서 <돌아가는 길, 나의 등불>을 최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책은 대표저자인 임 교수를 비롯해 불교여성개발원과 사단법인 한국불교연구원에서 주관한 강의에 동참한 의학박사인 김종화 전 한국불교연구원 이사장, 김달용·김도연 동국대 일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박귀원 중앙대병원 소아외과 교수, 박종훈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 신성준 동국대 일산병원 정신과 교수, 윤탁 동국대 일산병원 정신과 교수, 최용현 건국대 치대병원 교수 등 호스피스 관련 전문의들이 대거 공동저자로 참여해 주목된다.

이번 출판은 신심 깊은 불자인 이들이 의료현장에서 불자 말기환자와 보호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많이 보게 됐고 도움이 될 만 할 것을 모색하는 것에서 비롯됐다. 임 교수는 지난 11일 출판간담회를 통해 “지난 2월 호스피스·완화의료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이러한 필요성이 증대 됐다”면서 “우리 저자들은 불교적 생사관에 대해 해박하지 못하지만, 고통 받는 주변과 도반을 도우라는 불교적 가르침의 정신이 투철하고 말기환자와 보호자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용기를 내보자고 뜻을 냈다”고 소회를 전했다.

책 제목 ‘돌아가는 길, 나의 등불’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실 때 자신을 등불로 삼고 진리를 등불로 삼으라고 당부한 가르침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에서 따왔다. 먼저 저자들의 진료현장 이야기와 잊지 못한 환자에 대한 글을 담았다. 그리고 임종 1~2주일 전과 임종 즈음에 말기환자와 보호자들이 부처님의 자비광명 속에 임종하기 위한 마음가짐과 준비해야 할 일들을 실었다.

임 교수는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잘 죽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아름다운 마음을 갖고 잘 살기 위한 것으로 말기환자와 보호자 모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의료활동”이라며 “그럼에도 우리 불교는 임종 후에 하는 시달림과 49재 등은 준비돼 있으나 말기환자와 보호자가 생의 마지막에 겪을 정서적, 영적 고통에 대한 관심과 도움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불교적 생사관이나 불교적 임종에 대한 평상시 관심이나 교육이 부족해 임종을 앞 둔 환자와 보호자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면서 “환자는 부처님의 자비광명을 생각하고 보호자는 환자를 위로하며 조념염불을 계속 시행하도록 안내하는 이 책의 내용을 알고 실천한다면 저자들이 책을 쓴 보람이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이와 더불어 “우리가 극락왕생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염불의 공덕은 무엇인가” 등 환자와 보호자가 불교적으로 점검할 질문과 답변은 물론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중요한 부분을 알기 쉽게 상세히 설명하고 관련 질문과 답변을 함께 수록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저자들은 한 목소리로 “불자들이 미리 죽음을 생각하고 준비해 외롭고 황망한 임종이 아닌 부처님의 자비광명 속에서 돌아가길 기원하며, 임종자 곁에 스님과 보호자, 도반들의 극락왕생 발원기도와 염불이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책 저자들은 오는 11월1일 오후1시3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출판기념 세미나를 연다. 이날 임 교수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와 보호자가 생각하고 준비할 사항’, 김달용 교수가 ‘호스피스·완화의료 왜 필요한가’, 김도연 교수가 ‘돌아가는 길, 나의 등불에서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신성준 교수가 ‘불교의 관점에서 본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각각 강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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