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진흥원,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장 초청 강연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장이 미세먼지에 대한 심각성을 설명하고 있다.

호흡을 멈출 수는 없기에
미세먼지에 대처 위해서는
평소에도 마스크 착용해야

미세먼지가 많은 계절에는
어린이 유아는 외부활동 삼가야
아이들의 호흡량은 어른의 2배

가정에서는 공기청정기 돌려야
운전할 때는 창문 열지 말고
자동차 에어필터 자주 교체

대기 중에 떠 다니는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미세먼지에 대해 우리는 어느 정도의 경각심을 가지고 살아갈까? 주변 사람들이 마스크를 끼고 다니면 “무슨 호들갑을 떠냐” “얼마나 오래 살려고”하면서 비아냥거리지는 않았는가. 이 주제를 놓고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이각범)이 지난 9월 19일 ‘화요 열린 강좌’를 마련,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장을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 마포 다보빌딩(BBS) 3층 다보원에서 열린 강좌에서 김 원장은 자신의 저서 <오들도 미세먼지 나쁨>(휴머니스트)을 텍스트로 ‘미세먼지 어떻게 대처할까’라는 주제로 우리들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미세 먼지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우고 경각심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내용을 요약했다.

오늘은 편서풍이 안 불어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안 날아 왔지만 우리가 사는 공간 위에는 미세먼지가 항상 존재하고 특히 도로에 존재한다. 이 부분은 저의 책 <오늘도 미세먼지 나쁨>을 참조해 주시면서 정세를 파악하시기 바란다. 생활 속에 항상 존재하는 미세먼지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길 권한다. 미세먼지와 관련해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지만 가장 단기간 사상자를 최대로 발생시킨 사건이 1930년 12월 1일 벨기에에서 일어났다. 이 지역은 영국과 가까워 산업혁명이 집중적으로 발달한 리에주 지역으로 철강석과 석탄이 많이 나오는 지역이다. 이곳에는 뫼즈강이 흐르는데 프랑스에서 발원해 벨기에를 거쳐 네덜란드로 들어가 물류(운송) 측면에서 장점이 있었다. 강은 리에주를 따라 위에서 20Km 정도 흘렀고 강 수심은 60m80m였다. 12월1일부터 안개가 끼기 시작하더니 3일이 되니 지역민 전체가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12월6일 안개가 사라지며 아비규환이 됐다. 사상자가 6000여명이나 됐고 사망자가 60명이나 됐다. 죽음의 안개계곡이 돼 버린 것이다. 조사위를 꾸려 5개월 동안 조사해 보니 원인은 첫 번째 오염된 공기 때문이었다. 당시 사용했던 에너지 원은 지금과도 같았다. 석탄을 태워서 에너지를 얻었는데 거기에서 나오는 황이 나왔고 수분과 산소가 결합돼 이산화황이 나왔다.

두 번째 원인은 기상여건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골짜기를 따라 바람이 불어야 했는데 5일 동안 바람이 불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지상에서 70m 혹은 80m 상공에서 역전층이 형성됐다. 차가운 공기는 무거워서 가라앉고 따듯한 공기는 가벼워서 위로 떠오르는 기온체감 현상으로 대기가 순환되는데 역전층에서는 밑에 있는 공기가 데워져도 올라가지 못해 반대현상이 일어나 대기가 순환되지 않았다.

이 두 가지 원인에 의해 뫼즈계곡의 참사가 일어났다. 석탄에는 이산화황이 나와 0.5ppm만으로도 노약자에게는 기관지염을 발생시키며, 약 1ppm이면 식물 잎사귀에 반점이 생기고 결국 말라 죽게 만들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이 물질이 수분과 결합되면 황산미스트가 되어 호흡하면 숨쉬기가 힘들 정도가 된다. 석탄을 태울 때 발생하는 검뎅까지 섞여 있었는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암물질로 분류한 검댕은 크기가 미세해서 코 점막이나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폐에 있는 공기주머니)까지 들어와 박혀 있었다. 이런 물질이 계곡을 가득 메웠다.

뫼즈계곡의 오염물질이 5일 동안 쌓였고 27개의 공장에서 내뿜는 오염원이 쌓여 죽음의 사태를 발생시켰다. 가정에서도 석탄을 주 원료 사용해 사태를 더 키웠다. 당시 뫼즈계곡의 이산화황 농도는 세계보건기구 기준치보다 1900배(추정)가 높았다고 한다.

다음은 미국사건이다. 1948년 미국 도노라 아연공장의 스모그사건이다. 1940년대 철강생산지로 유명했던 도노라 자치구는 U자 형태의 언덕으로 둘러싸인 곳에 자리 잡은 마을이다. 총 길이 210Km의 머논가힐라(Monongahela)강을 끼고 있어서 석탄, 코크스, 강철, 철 등 지역 주요 생산품 수송에 탁월한 대규모 공업지역이었다. 그곳에 강철왕 카네기가 설립한 세계 최대의 철강 회사인 US스틸의 자회사였던 두 개의 거대공장, 아메리칸 스틸 앤드 와이어컴퍼니와 약 5만 여평(16만5천 m²) 규모의 도노라 아연공장이 자리해 있었다.

이 아연공장은 지역 노동자 13,000여명의 절반인 6500여명이 일하고 있었고 지역 산업을 주도하며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석탄을 태워댔다. 노동자들은 공장 근처에 살고 있어서 산성비가 내려 집 외벽의 페인트가 벗겨지고, 커튼은 삭아서 구멍이 나고, 옷은 금방 색이 바랬다.

그러던 1948년 10월 26일 이른 아침. 여느 날과 다름없이 분주하게 돌아가던 도노라 공업지대에 사뭇 짙어진 안개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28일 목요일 짙어진 안개에서 역한 냄새가 났고 짙어진 안개는 노란색을 띠기도 했다. 마치 땅속에 뿌리박은 듯 스모그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29일. 스모그로 혼탁해진 시야 때문에 등하굣길의 학생들이 방향을 잃어 길을 헤매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오전 10시 임에도 가로등을 켜야 했다. 1m 앞의 손이 안보일 정도였다.

도노라 인근에 청색증(오염된 물속에 포함된 질산염(NO3)이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산소 공급을 어렵게 해서 나타나는 질병)환자가 발생했다. 안개 낀 5일째는 숨을 삼키면 입안에서 이물질이 씹힐 만큼 스모그가 고농도에 다다랐다. 1948년 10월 31일 일요일 오전. 스모그로 인한 사망자 수가 20명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600여명, 두통과 복통, 구토 등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은 사람은 6000여명으로 도노라 주민 절반 가량은 숨 쉬는 것만으로도 며칠 새 눈에 띄게 건강이 악화됐다. 끔찍했던 스모그가 사라진 지 한 달도 되지 않을 무렵 주민 50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죽음 안개가 발생한 오염원은 오존(스모그),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미립자 검댕 등의 오염물질 때문이었다. 2008년 도노라 시내 중심가에 작은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도노라 스모그 사건 60주년을 기념하여 1948년 당시의 생활 모습, 제철소, 독성 스모그 사건 관련 자료가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이다. 입구에는 “Clean Air Started Here.”라고 적혀 있다.

영국 런던에서도 단 5일 만에 사망자 1만 2000명, 부상자 20만 명이 발생했다. 영국에서 스모그가 자주 발생해 걸쭉하다는 의미에서 ‘완두콩 스프’라고 부른다. 1952년 12월 5일부터 12월 9일가지 5일 동안 영국 런던을 덮친 대기 오염 사건인 ‘그레이트 스모그(Great Smog)’는 인공재해가 만들어 낸 최악의 테러 그 이상이었다.

런던 스모그 사건 당시에는 이산화황과 미세먼지 수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미세먼지는 평균치의 178배였으며 이산화황 수치도 평균치보다 192배가 높았다. 런던 스모그 사건의 특이점은 디젤버스 연료에서 나온 납, 아연 등 중금속에 의한 대기오염도 한 축을 차지했다. 이전 사건은 대부분 석탄이 주 원인이었으나 런던 스모그 사건 이후에는 대기를 오염시키는 미세먼지가 등장한다.

미세먼지(PM : Particulate Matter)는 대기 상에 입자로 고체 형태로 있다가 폐포까지 스며든다. 머리카락의 5분의 1이나 7분의 1 크기로 (코와 입의) 점막을 통과해 폐포까지 들어간다. 미세먼지보다 작은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의 20분의 1에서 30분의 1 크기로 자동차 배기구에서 나온다. 비포장 도로나 공사판의 먼지, 공장, 산불 등에서도 나온다. 이들은 대기 중에서 햇볕 아래서 고체입자로 바뀐다.

초미세먼지는 화물차와 SUV 등의 디젤자동차에서 많이 나오고 제조업체와 선박에서도 많이 나온다. 컨테이너선 1척에서 트럭 50만대 분량의 초미세먼지가 나온다. 황산화물은 컨테이너 1척에 승용차 5천만대 분량의 초미세먼지가 나온다. 그래서 부산, 인천 등의 항구도시에서는 대기가 더 안좋다. 선박에서 쓰는 벙커씨유에는 황 함유량이 많다. 유럽에서는 벙커시유에 들어 있는 황을 제거해서 사용하게 하는데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선박은 아직 탈황을 하지 않고 있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대형 선박은 항구에 정박해서도 발전기를 돌려 오염원을 유발하는데 육상전원을 공급해야 한다. 다행히 올해 우리나라도 울산과 영흥도에 육상전원 장치를 설치했다. 인천 등 다른 도시에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미세먼지의 정체에 대해 알아보자. 국제암연구소가 조사한 결과 발암 1군 물질로 대기오염 물질이 폐암 방광암 등을 유발한다고 발표했다.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암이 발병한다. 초미세먼지가 10 마이크로미터 높아지면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0% 높아진다. 과거에는 소화기 계통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했으나 지금은 어떤 장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조사됐다. 도로 위에는 기준치의 10배 20배의 미세먼지가 있다고 보면 된다.

미세먼지에 들어 있는 중금속은 몸에 계속 붙어 쌓인다. 아토피와 호흡기 및 기관지와 폐는 물론 심혈관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중금속은 배출되지 않고 임계점에 도달하면 병으로 나타난다. 국내연구에 따르면 대기오염이 높아지면 협심증이 발병할 확률이 25% 높아진다. 하버드대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뇌졸중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최근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있지만 유병기간도 늘어나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 이는 미세먼지와도 관계가 있다고 본다. 의사들도 병이 생겨 병원에 가면 미세먼지 때문이라고 하지 않는다.

미세먼지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평소에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해 24시간 호흡을 통해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줄어야 한다. 호흡을 멈출 수는 없다. 특히 미세먼지가 많은 계절에는 어린이와 유아는 외부활동을 삼가야 한다. 아이들의 호흡량은 어른의 2배 정도다. 이들이 미세먼지 속에서 외부 활동을 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그리고 가정에서는 반드시 외부 공기상태와 관계없이 인증된 공기청정기를 구비해 돌려야 한다. 또 운전할 때는 창문을 열지 말아야 하고 자동차 에어필터를 좋은 것으로 자주 갈아 끼워야 한다.  

불교진흥원의 화요강좌 모습.

김동환 원장은...
 국제학을 공부했음에도 대한금속재료학회, 한국분말야금학회 등 이공계 여러 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제학’과 광물 및 금속을 비롯한 ‘자원분야’를 융합시켜 ‘국제자원정치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고 있으며, 해외자원 개발 및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국제전략자원연구원(IISR)’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중앙아시아>, <희토류 자원전쟁>, <레드 앤 블랙 : 중국과 아프리카 신 자원로드 열다>, <금속의 세계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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