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비구니회 종회의원을 뽑는 날이다. 사중 일을 바쁘게 마무리하고 수서에 있는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어느새 전국에서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모였다. 

중앙종회는 조계종 입법기관으로 종단법률과 종헌종법을 제정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81명이 정원이며 비구니에게 10석이 보장되어 있다. 비구 비구니가 각각 60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너무 적다. 비구니종회의원은 비구니회를 대표하여 중앙종회에 나아가서 일한다. 비구니 종회의원은 전국비구니를 대표하는 운영위원회에서 선출을 한다. 이 운영위원회는 전국에 있는 17개 지부에서 지부를 대표하는 각 지부의 회장, 총무, 재무, 교무와 현 집행부 부실장단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109명의 운영위원 중 95명이 참석했다. 무엇보다 감동은 입후보자들의 정견발표였다. 각자 영역에서 살아온 경험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발표를 하는 모습들에서 희망을 보았다. 한 스님이 “이번에 입후보한 스님들 정말 모두 훌륭하시네. 모두 종회의원 되어도 손색이 없겠어”하고 힘주어 말한다. 

나는 제11대 전국비구니회에서 문화국장 소임을 살았다. 소임을 살면서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나와 같은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는 스님들을 많이 만났다는 점이다. 불교의 미래를 걱정하고, 비구니 스님들이 세상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건강한 승가를 구현하겠다는 열정. 각자 사중소임을 살면서도 헌신적으로 하루 24시간을 쪼개어 비구니 발전을 위해 애쓰는 스님들. 투명한 선거를 통해 8명의 스님들이 선정되었다. 이 시대는 맑은 수행자의 마음으로 일하는 스님을 원한다. 

그러기에 이번 종회의원은 불교의 미래를 어깨에 짊어지고 명철한 지혜로 시대를 이끌어가는 사람이여야 한다. 비구니 스님들의 역할이 더욱 요구되고 있는 이 시대에 청정성과 능력을 갖춘 비구니 스님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면 좋겠다. 이번에 선출된 비구니 종회의원들에게 큰 기대를 걸어본다.

[불교신문3430호/2018년10월10일자] 

자우스님 논설위원·비로자나국제선원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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