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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 이제 비구니 스님 빼고 말할 수 없다”인터뷰/ 전국비구니회장 육문스님 
  • 이경민 기자 사진=김형주 기자
  • 승인 2018.10.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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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 끝에 전국비구니회 제11대 회장에 취임한 육문스님은 출마 당시 “비구니 스님 간의 대화합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전국비구니회 출범 50주년 소회를 묻기 위해 지난 5일 전국비구니회관에서 만난 스님은 이날도 ‘화합과 소통의 비구니 승단’을 말했다.


전국비구니회 출범 50주년 특별기획 <下> 

전국비구니회 전신 우담바라회가 1968년 출범한 후 지난 반세기 동안 비구니 스님 위상은 몰라보게 높아졌다. 종단 내 교육, 수행, 포교, 복지 분야는 물론 한국 사회가 종교인에게 기대하는 역할 수행에 있어서도 두드러진 행보를 보였다. 이제 한국 사회 사찰음식, 복지, 문화 사업 등 제반 분야에서 비구니 스님을 빼놓고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수많은 역경을 견뎌내며 지난 50년 동안 종단 한쪽 날개로 확고히 자리 잡으며 조직력까지 갖춘 단체로 거듭났지만 6000여 명 스님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뜻을 하나로 모은다는 점에서 전국비구니회가 향후 극복해야 할 과제 또한 만만치 않다.

지난 5일 전국비구니회관이 자리한 서울 강남구 수서동 법룡사에서 만난 전국비구니회장 육문스님 역시 “소통과 화합”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출가 60여 년 세월 동안 비구니 위상의 흥망성쇠를 지켜봤고 지난 2015년 고심 끝에 전국비구니회 제11대 회장에 취임한 육문스님은 출마 당시 “비구니 스님 간의 대화합이 중요하다”며 “화합을 통해 전국비구니회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원력을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출마의 변 이후 취임 당선사에서도 스님은 화합을 최우선으로, 비구니회의 대대적인 개혁와 위상 정립, 권익향상 등을 공약으로 제시해 제11대 전국비구니회의 변화를 예고했다.

전국비구니회 출범 50년을 맞은 소감은.

“감개무량하다. 많은 어른 스님들 노력과 전국에 있는 비구니 스님들 힘으로 오늘날의 전국비구니회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비구니 스님들이 종단과 뜻을 같이 하며 많은 부분에서 힘써 온 부분이 크다. 특히 문화 포교, 복지 부분에서는 비구니 스님들 노력이 더 빛을 발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부분에서 비구니 스님들이 두각을 보였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전국비구니회 위상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는가. 

“과거와 비교하면 굉장한 변화다. 전국비구니회가 처음 출범할 당시에는 종단 내부적으로나 사회적 분위기로도 비구니 스님들 역할이 그저 수행과 교육, 소극적 포교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500여 명 비구니 스님들이 33개 선방에서 수행 정진하고 있다. 비구 스님들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강원, 강단에서도 마찬가지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수준 높은 강사진들이 비구니 후학 양성을 위해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명장’ 칭호를 받은 비구니 스님들 또한 사찰음식 분야에서 독보적 행보를 걷고 있지 않는가. 선재스님, 계호스님이 발군이다. 여기에 연등회, 수륙회 등 문화재를 정례화 하는 데도 비구니 스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포교, 복지시설 운영에서도 비구니 스님을 빼놓고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해당 분야에 있어 비구니 스님들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사람과 사람이 교감하고 감정을 보살피는 부분에 있어 비구니 스님들이 보다 비구 스님에 비해 유려하게 활동해온 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어린이 복지와 노인 복지 뿐 아니라 다문화, 호스피스 교육, 템플스테이에서의 일반인들과의 교류까지도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비구니 스님들 노력은 불교가 불교 내에서 만의 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와 함께 발맞춰 나가는데 진력해온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전국비구니회는 어떤 역할을 했나.

“전국비구니회는 50년 전 처음 결성될 때 총림건립, 포교 합리화, 복지사회 건설 등을 3대 강령으로 세웠다. 아직 모든 부분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운문사 같은 강원과 선원, 그리고 율원이 있는 청정 비구니 수행 도량을 세웠고 포교 분야에서는 비구니 스님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직적 힘을 보태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 물론 점점 줄어드는 비구니 출가자로 인해 강원과 율원이 최소한의 인원으로 유지되고 있고 복지 부분에 있어서도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이같은 부분을 해소하고자 해마다 정기총회와 운영위원회 회의 등을 열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17개 지회를 정비해 지역 비구니 스님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도 비구니 권익 향상에 기여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전국비구니회 역대 회장 스님들 개개인 노력도 간과할 수 없다.”

역대 회장 스님들 가운데 가장 큰 성과를 낸 인물을 꼽자면.

“석남사 인홍 큰스님, 현 운문사 회주이며 원로회의장 명성 큰스님 등이 떠오른다. 전국비구니회를 중심으로 전체 비구니 스님들이 협력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위상을 확립하고 비구니회를 발전시키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전국비구니회 지난 50년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50년도 중요하지 않은가. 전국비구니회 대표로 구체적 목표가 있다면.

“각 분야에서 진력하고 있는 비구니 스님들이 제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처처마다 존재하는 어려움들을 헤아리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종단과 사회에서 비구니 스님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그래야만 비구니 스님들도 전국비구니회를 중심으로 화합하고 지금보다 더 큰 일들을 도모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비구니 스님들이 오로지 수행과 소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아직까지 부담을 안고 있다. 나 또한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승려 복지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전국 비구니 스님들의 노후복지를 위해 해인사 자비원과 광명노인 요양원, 진주 장애인 복지관을 인수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의료비 지원 사업(수술비중 자기부담금 20% 지원) 활동도 계속해서 펼쳐나갈 생각이다.”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우리는 부처님 법을 따는 수행자다. 출가인이 줄어들고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속에서도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스님의 역할도 시대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해야 하지만 어떤 위치에 있든지 옛 어른 스님들 말씀을 기억하고 본분이 출가 수행자에 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무엇보다 각자 의견을 모으는 데 어려움이 있더라도 첫째도 화합, 둘째도 화합, 셋째도 화합이다. 그 어떤 것도 혼자 해낼 순 없다. ‘눈 내린 들판을 걸어 갈 때는 함부로 발걸음을 내딛지 말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뒤에 오는 사람의 길잡이가 되리니(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 금일아행적 수락후인정,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라는 시가 있다. 나부터 겸손한 마음으로 주인의식을 갖고 비구니 스님들 화합과 복지 향상에 기여하겠다. 전국 계시는 비구니 스님들도 한결같은 정진과 불퇴전의 신심으로 지혜를 모아주길 바란다.”

이경민 기자 사진=김형주 기자  ky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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