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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2 (2018).10.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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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머문 그 곳] <48> 통영 용화사&미래사이미 들어선 곳은 부처의 땅 미륵도
통영 미륵산 용화사에서 미래사로 가는 해안도로에 들어서면 미륵도 해안의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이번 통영여정의 단초는 내 책상위에 놓인 지방기사에서 시작한다. 매번 어딜 갈까 고민하다보니 때로는 동료들이 갈만한 곳을 출력해 올려놓곤 한다. 경남 통영에서도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섬, 불교에서 유래한 지명들, 관광지와 연계된 불교테마파크 조성 등 이 코너에 적합한 요소들이 차고 넘쳤다. 그러나 하루에 다녀오기 벅찬 거리가 여러 달을 묵히게 했다. 드디어 시작한 여정이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벽에 부딪치고 만다. 오후1시 출발예정인 배편이 취소됐다. 오후 늦게부터 내린다는 비는 이미 가늘게 뿌리기 시작했다. 마지막 배를 탄다 해도 오늘은 돌아올 수 없을 뿐 아니라 빗줄기는 다음 날까지 점점 굵어진다는 예보다. 많은 기대가 물거품으로 변하고, 머릿속이 하얘진다. 

미륵도 자체가 미륵산, 그 안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본다. ‘여기는 한려해상국립공원 통영’ 그리고 ‘지금 서있는 곳은 미륵도’ 굳이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을 접으니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한다. 난생 처음 공유차량을 대여했는데, 배 시간에 맞춰 섬에서 나오는 시간만 염두하고 달랑 4시간만 빌렸다. 여객선터미널로 이동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사이, 이미 1시간 이상을 허비됐다. 시간 연장을 시도했으나, 이미 다른 예약자가 있다. 그래도 막막하기만 했던 처음과는 달리 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급하게 전화를 돌려본다. 스님과 사찰은 물론 남부권 불교지명에 해박한 선배다. 전화는 단박에 연결됐고, 역시 정답을 알려준다. “미륵도 자체가 미륵산이고 그 안에 용화사와 미래사라는 아름다운 사찰이 있다.”

①용화사의 첫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다. 하늘로 솟은 나무와 아름드리 나무사이로 사찰이 보인다.

이제는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 짧은 통화에서 얻은 시험 족보 같은 지식을 머릿속에 되뇐다.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효봉스님이 머물렀던 사찰들. 용화사에 주석했을 때는 스님을 찾아오는 전국의 눈 푸른 납자들과 재가자들로 넘쳐났다. 미래사는 효봉스님의 가풍이 깃든 절. 제자들이 효봉스님과 스님의 은사 석두스님을 모시기 위해 마음을 모아 일궜다. 효봉스님은 미래사 토굴에서 참선삼매에 들어 하루 한 끼 공양만 들었다.

먼저 향한 곳은 용화사. 사찰로 들어서는 첫 모습이 이채롭다. 오른쪽은 곧게 뻗은 촘촘한 편백나무들, 왼쪽은 엄청난 거목은 아니지만 가지를 넓게 늘어선 포근한 아름드리나무. 그 가운데 차량 진입이 가능하게 만든 오르막 포장길인데 중심부에는 낮은 계단을 만들어 참배객들의 편의도 고려했다. 그 너머로 사찰 중심영역이 살짝 보인다. 한 폭의 그림이다.

애초 목적지로 가려했던 이유는 섬의 색다른 풍광 때문이 아닌가? 배를 타지 못했을 뿐이지 지금 눈앞에 펼쳐지는 사찰의 첫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은 매력이 넘쳐난다. 이곳 또한 글과 사진을 싣기에 차고 넘치는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최선이 아닌 차선의 선택이었지만 한 마음 접으니, 새로운 기대와 설렘이 찾아든다. 일반적으로 석탑이 자리하는 법당 앞은 바둑판 모양으로 네모난 돌들이 촘촘히 사찰의 중심영역을 채우고 있다. 법당의 이름은 ‘부처님의 밝은 진리를 세상에 널리 비춘다’는 의미의 보광전(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49호)이다. 정면에서 바라 볼 때는 단출한 규모의 평범한 법당인데 밖에서 옆면의 윗부분을 바라보면 지붕의 나무부재들이 곱게 단청을 하고 돌출돼 있다. 무엇보다 그 형태와 채색이 빼어나다. 안내판에는 이를 다포계 맞배집은 앞뒤만 장식하고 풍판을 길게 설치하는데, 용화사 보광전은 맞배집이면서도 측면에 장식을 두어 맞배집의 경제적 효율성과 팔작집의 장식성을 동시에 추구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효봉스님의 사리탑과 동상이 있다. 

②용화사 효봉스님 동상.

아름다운 해안도로서 누리는 호사

미륵산 북쪽에 용화사가 있다면 미래사는 그 반대편 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 산악지형을 무시한 지도상 직선거리는 2km남짓. 실제는 미륵산을 넘어야 하며, 넘어가는 길도 있다. 하지만 한정된 시간의 대여차량을 이용하므로 선택의 여지없이 다시 차량의 액셀을 힘차게 밞는다. 차량으로 가자니 미륵산을 하산 했다 다시 입산해야 한다. 하지만 그 사이에 미륵도의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지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비 오는 촉박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도중에 두 번이나 멈춰 사진을 담았다. 미래사에 도착하니 주차장에서 편백나무 숲으로 들어서는 멋진 길이 보인다. 너무도 유명한 숲길이다.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숲속 이끌림에 몸이 먼저 반응한다. 아쉽다 더 들어가야 하는데…. 

③미래사 초입 연못과 자향교.

연못의 돌다리(자향교)를 건너면 경내다. 다리 위 난간에 코끼리 조각도 보인다. 사찰은 넓은 뜰과 균형 잡힌 가람배치로 입구의 연못과 어우러져 잘 가꿔진 정원을 연상케 한다. 이제 효봉스님이 정진한 토굴을 찾아 나설 차례, 하지만 빗줄기가 굵어진다. 차량 대여시간도 다되어간다. 사전 조사 없는 무모한 여정이었고 다 보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다시 찾을 훗날을 기약해 본다. 신라고승 원효대사가 장차 미륵이 강림할 곳이라 기약하며 미륵산이라 이름을 붙였듯이. 

④아름답기로 유명한 미래사 편백나무숲.

 

⑤잘 가꿔진 정원을 보는 듯한 통영 미래사.

[불교신문3430호/2018년10월10일자] 

통영=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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