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사, 제7회 의승군추모문화제 10월14일 개최

지난해 열린 제6회 의승군문화제 모습. 장경사는 남한산성에 서린 의승군의 넋을 기리기 위해 2012년부터 의승군 추모 수륙재를 복원해 봉행하고 있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호는 수어장대다. 수어장대는 광주 남한산성의 병력을 총지휘하는 장소였다. 남한산성은 이제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문화재를 넘어 세계문화유산으로 이름을 빛내고 있다. 대부분 청나라 군대에 굴복한 삼전도의 굴욕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남한산성은 단 한차례도 정복된 적이 없는 천혜의 요새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둘레 길이가 8km에 달하는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이 스님들에 의해 축성됐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당시 축성에 동원됐던 의승군은 장경사를 비롯해 산성 내 9개 사찰에 머물며 남한산성을 방어하고 수리하는 임무까지 수행했다. 남한산성과 불교가 둘이 아니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한산성을 쌓고 지키던 의승군을 기억하고자 하는 문화축제가 오는 14일 산성 내 장경사에서 열린다. 광주 장경사(주지 진광스님)는 의승군 추모 수륙재와 산사음악회를 열어 의승군의 피와 땀이 서린 남한산성과 불교를 다시금 되새긴다.

의승군 추모 수륙재는 과거 남한산성에서 내려다보이는 선종수차찰 봉은사에서 열렸다. 일제강점기 일제에 의해 중단된 이후 지난 2012년 장경사가 복원해 7년째 이어지고 있다.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스님의 인례와 집전으로 장경사에 수륙도량이 펼쳐지고 축성의승군과 수성의승군, 방어의승군을 기리는 추모의식이다.

의승군 추모 수륙재를 복원한 장경사는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의 가치를 살리기 위해서는 남한산성 내 문화 복원과 불교문화 복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수륙재의 복원도 그런 일환의 하나였고, 이를 위해 경기도와 광주시의 지원을 이끌어냈다. 이번 의승군문화제도 이같은 노력의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장경사 역시 의승군이 머물던 승영사찰로서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남한산성 내 유일한 사찰이어서 의미가 적지 않다. 1907년 군대 해산과 함께 남한산성 내 무기고가 모두 폭파되거나 방화로 소실됐다. 이 때 장경사 만이 참화를 면해 명맥을 이어오고 있어 의승군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장경사는 이날 남한산성이 위치한 청량산의 가을을 맞는 산사음악회도 함께 개최한다. 서유석, 임주리, 배인순 등 대중 가수와 오케스트라 공연팀의 클래식 선율이 남한산성과 장경사를 물들인다. 의승군 추모 수륙재에 내걸리는 괘불을 조성하는 불사의 원만회향을 기원하는 뜻도 이번 문화제에 담겼다.

주지 진광스님은 “남한산성을 쌓고 지키며 남한산성과 함께 고락을 함께 해온 불교와 장경사가 수륙재의 원형을 되찾아 세계문화유산의 의미를 드높일 수 있게 됐다”며 “장경사와 남한산성 내 불교문화 복원이 결실을 맺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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