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위 인사로는 처음…“피폭자 후손 문제 해결 위해 노력”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왼쪽)는 합천평화의집과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방문해 사과와 함께 피폭 후손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뜻을 밝혔다. 사진은 무릎은 꿇은 채 피해자에게 사죄의 뜻과 위로를 건네는 하토야마 전 총리모습. 사진=연합.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국내 원폭2세 환우들의 생활쉼터인 합천평화의집과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등을 방문해 사과의 뜻을 전하며 피폭 후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직은 아니지만 총리를 지낸 일본 고위급 인사가 처음으로 방문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 3일 원폭피해자 2세들이 머무는 합천평화의집을 찾아 한정순 한국원폭피해자2세환우회 회장과 피폭 피해자 후손들을 만났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정부의 무관심 속에 각종 후유증을 안은 채 힘들게 살아가는 상황을 전해 듣고 이들을 위로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피폭자 후손 문제에 대해 질의했지만 법 정비가 미비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현직에 있지 않아 제약이 있지만 가능한대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하토야마 전 총리는 방명록에 “원폭 피해자 2·3세 모든 분들의 행복을 위해 한국과 일본 정부가 우애의 마음을 갖도록 그리고 핵 없는 세상의 실현을 소망한다”고 남겼다.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는 합천평화의집 방명록에 “원폭 피해자 2·3세 모든 분들의 행복을 위해 한국과 일본 정부가 우애의 마음을 갖도록 그리고 핵 없는 세상의 실현을 소망한다”고 남겼다.

앞서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 들려 피해 희생자들이 모셔져 있는 위령각에 참배했다. 이어 복지회관 2층을 찾아 고령의 원폭 피해자 30여 명의 손을 잡고 무릎을 꿇은 채 일일이 사죄의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일본 정부가 (원폭피해자와 후손들에게) 제대로 배상과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뤄지지 않아 상당히 죄송하다”며 “2·3세 분들도 피해를 많이 봤다고 들었는데, 앞으로 여러분이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우애의 마음으로 원폭 피해자들에게 다가가겠다”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 들려 피해 희생자들이 모셔져 있는 위령각에 참배했다. 사진=연합.

한편 합천평화의집은 지난 2010년 3월 개소해 원폭피해자지원특별법 제·개정, 심리치유사업 등의 활동을 펼치며 원폭피해자와 후손들의 권익 및 인권 향상에 진력하고 있다. 경남 합천에는 국내 원폭 피해 생존자 2천여명 가운데 가장 많은 60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가운데)는 합천평화의집을 방문해 사과와 함께 피폭 후손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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