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선거 후보 특별인터뷰(기호2번)

기호 2번 원행(圓行)스님은 “종단 안정을 위해 하심의 마음으로 소통하고 화합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와 동시에 “세상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대승불교로 한국불교 정체성을 확립하고, 대국민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중공의를 통한 지속적 혁신, 교구 중심제 완성, 다함께 혜택 받는 승려복지정책 구축, 미래지향적 포교정책 마련 등을 약속하며 한국불교의 큰 변화를 예고했다.

<후보 공통 질문>

1. 출마를 결심한 이유.
2. 캐치프레이즈에 대한 설명(주요 종책 브리핑 포함).
3. 많은 종책들 가운데 가장 먼저 이행하고 싶은 과제와 이유는?
4. 한국불교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할 방안은 무엇인가.
5. 본인이 총무원장이 된다면 종단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달라.
6. 다른 후보보다 나은 자신만의 차별성이 있다면?
7. 누군가 한 사람을 불자로 만들고 싶다면
어떤 식으로 포교하고 감화시킬지 말씀해 달라.
8. 평소 좌우명은 무엇인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켜온 가치는?
9. 마지막으로 종도들에게 드리는 당부.                        

① 일련의 사태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종단 안정을 위해 더 힘을 쏟지 못한 것에 대해 먼저 참회한다. 엄중한 상황에 처해있는 이때 사부대중과 한국불교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그간 종단과 교구발전을 위해 일신을 바쳐온 경험을 살려, 사부대중과 함께 종단 화합을 이루고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사회에 회향하겠다.

② 지금 우리 내부는 보이지 않게 마음의 상처들을 많이 입었고, 의견도 갈라져 있다. 승가의 근본은 화합에 있고, 전 사부대중은 서로 화합하고 소통해야 한다. 대통합이 필요하다. (총무원장이 된다면)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등 각계각층이 모여 종단 안팎의 주요 사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풀어갈 수 있는 ‘소통과 화합위원회(가칭)’를 만들고 싶다. 유명무실한 기구가 아닌 현안을 두고 실질적으로 결정하고 집행할 수 있게 운영하고 싶다. ‘소통과 화합으로 미래불교 열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 건 것도 이 때문이다.

③ 지금 한국불교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위상이 실추됐다. 불자들뿐만 아니라 국민들께 실망을 안겨드렸다. 종단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불교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대국민 신뢰회복과 종단 혁신 과제 마련을 첫 번째로 꼽고 있다.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모든 구성원들의 의견이 존중될 수 있도록 하겠다. 외부세력이라 하더라도 타당한 비판이라면 언제나 수용할 수 있는 유연성은 확보하되, 이에 휘둘리지 않는 당당한 모습으로 위상을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종단 현안이 많기 때문에 하나만 꼽기 어렵다. 모두가 함께 혜택 받는 승려복지 정책도 만들어가겠다. 이는 교구 중심제 완성과도 맞물려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이를 위해 중앙에서도 열심히 하고, 앞으로는 교구본사 차원의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교구에서 살던 스님들은 자신의 교구를 떠나는 것을 고향을 떠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각 교구별로 교구복지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재정 공개 확대와 재정 투명화에도 힘을 쏟겠다. 이미 재정 우량 사찰을 중심으로 재정공개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를 더 확대하겠다. 혹여 국민이나 사부대중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잘 살펴 정말 투명하게 집행하는 종무행정을 펼치겠다. 사부대중의 삶을 가꾸는 종단이 되기 위해 재가불자들의 일생을 지원 관리하는 신행프로그램 체계도 갖추고 싶다. 일선에서 포교를 하다보면 신도들이 자주 사찰을 옮기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다보니 신행생활을 잘 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을 종종 접했다. 유관 부서와 상의해 (종단 차원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 놓으면, 다른 사찰에 가더라도 평생 불교신도로써 자신만의 수행이력서를 하나 만들어 갈 수 있다.

총무원장 된다면 모든 구성원 의견
존중될 수 있도록 위원회 조직
총무원장실이나 총무원도 개방해
격의 없이 만나고 소통하고파

수행과 가람수호 종단 발전 위해
온 힘 기울였던 역량 끌어올려
교구 중심제 완성·국민 신뢰회복

세상에 책임 다하는 대승불교로
한국불교 정체성 확립에도 앞장

④ 삶이 아프다고 외치는 사람들 곁에 불교는 잘 보이지 않았다. 예전에 비해 수행환경이 안정됐고, 교육을 통해 신심 있고 뛰어난 인재들이 배출되고 있다. 우리 스스로 대승불교를 펼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갖춰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는 대승불교 핵심인 ‘대중불교’와 ‘복지불교’에 매진해야 한다. 이러한 종단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면, 불교와 종단 위상도 저절로 높아질 수 있다.

⑤ 전임 총무원장 스님들 모두 일을 훌륭하게 수행하셨다. 제 목표는 사부대중과의 소통과 화합이다. 스님들도 중요하지만 재가불자 특히 젊은 사람들이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불교를 열겠다는 것이다. 총무원장 집무실은 4층에 있지만, 총무원장실이나 총무원 자체를 개방해 모든 분들이 격의 없이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앞서 밝혔듯, 소통과 화합위원회도 만들겠지만, 기본적으로 종책을 수립할 때 스님과 신도들이 함께 모여 상의하고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종단 현안을 놓고 책임 있는 분들이 모여 기본방향을 설정하고 경중과 선후를 가려야 한다. 물론 종헌종법의 테두리 안에서 적법하게 진행할 것이다. 이것이 기본 생각이다.

⑥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차별성이 있다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끈기 있게 경청하려고 노력한다. 이번에 입후보한 스님들 모두 해인사 승가대학 동문 선배들이다. 선배님들에게 양보해야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다들 훌륭한 선배님들이고 경륜이 출중한 것은 사실이다. (총무원장이 된다면) 그분들의 장점을 다 받아들이고, 많이 듣고 경청해 종무에 반영하겠다.

⑦ 어린이들이 절에 온다면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다. 그리고 좋은 불교 만화를 시청하도록 하겠다. 청소년들에게는 사람과 사람과의 사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싶다. 지금까지 개인주의가 만연되면서 ‘너 하나만 잘되면 된다’는 식의 교육을 해 온 것도 없지 않아 있다. 과거 정치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을 겪으면서 이웃을 함께 가는 도반이라기보다, 경쟁의 대상으로 잘못 가르쳤다.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한다는 점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길에서 자전거를 탈 때 자기만 잘 탄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같이 가는 사람들, 마주 오는 사람들을 잘 살펴야 부딪히거나 넘어지지 않고 잘 탈 수 있다. 자타가 모두 잘돼야 한다. 상생의 정신을 어려서부터 가르치고 서로 잘되는 교육을 펼치도록 이끄는 것이 바로 포교다. 성인들은 개인의 특질에 따라 포교해야 하는데, 특히 전통문화 발전과 계승에 호감을 갖도록 하겠다. 두말할 필요 없이, 이 모든 것의 바탕에 부처님 말씀을 갖고 감화시키겠다.

⑧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신의(信義)를 지키자’고 하는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것에 최우선으로 두고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디 있겠나.

⑨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명확히 갈 길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사부대중은 어렵고 힘들더라도 부처님과의 약속을 지키고 원칙을 지키야 한다. 급격히 신도가 불어나진 않겠지만 이런 소박한 믿음과 행동이 하나하나 모이면 (사회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신뢰도 점점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불자들은 굳은 신심과 원력을 갖고 수행하고 사회에 회향해야 한다. 

기호2번 원행스님
월주스님을 은사로 출가. 출가 본사는 금산사.
1973년 10월 법주사에서 혜정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수지
1985년 9월 범어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구족계 수지
해인사 승가대학 졸업, 중앙승가대 졸업
제 11·12·13·16대 중앙종회의원, 제17교구본사 금산사 주지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중앙승가대 총장
제16대 중앙종회의장 역임. 
현재 나눔의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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