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사, 해고자 119명
내년까지 전원 복직 합의
종단 9년간 함께 아파하며
3000배 기도, 오체투지 등
불교적 방식으로 해법모색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역할 할 것”
9년간 투쟁을 지속해온 쌍용차 해고노동자 문제가 마침표를 찍었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과 김득중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지난 13일 ‘해고 노동자 복직 교섭’을 진행한 결과 내년 상반기까지 해고자 119명을 전원 복직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 2009년 대규모 구조조정과 옥쇄파업으로 시작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쌍용차 사태가 마침내 해결된 것이다. 이 가운데 해고자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힘을 보탠 종단의 노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종단이 쌍용차 문제에 관심을 표명한 것은 지난 2009년이지만 본격적으로 문제 해결에 앞장선 건 지난 2011년부터이다.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은 서울시청 인근 대한문에 마련된 쌍용차 농성장을 방문해 따뜻한 위로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후 종단은 77일 동안의 파업, 70m 높이 굴뚝 위 고공농성, 목숨을 내건 단식 등을 하며 힘든 싸움을 펼치고 있던 3000여 명 대규모 정리 해고자들을 위해 10만배 기도, 10km 거리 행진, 3000배, 24시간 철야 정진 등 불교적인 방식으로 해법을 모색했다. 또한 범종교계로 공감대를 확산시켜 사회적 관심을 일깨우는데 일조했다.
이와 같은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지난 2015년 12월 노사는 해고자 복직에 대한 합의를 이뤄냈다. 2017년 상반기까지 평택 쌍용차 본사 정리해고자 150여 명, 희망퇴직자 1600명을 순차 복직시키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지만 회사가 복직합의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상황이 장기화되자 사람들의 관심도 떨어졌다. 그 때에도 종단은 잊지 않고 현장을 찾았다.
회사에 돌아가지 못한 채 극심한 생활고 등으로 목숨을 잃은 해고 노동자의 천도재와 추모재를 봉행하며 눈물을 닦아줬다. 무엇보다 지난 8월 40도를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에도 오체투지를 진행하며 ‘쌍용차 문제해결과 해고자 복직’을 발원하는 종단 스님들의 진심어린 모습은 세간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양한웅 사회노동위원장은 “해고 노동자 및 그 가족들과 함께하며 조금이나마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려했던 종단이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종단은 오늘(9월14일) 대변인 기획실장 학암스님 명의로 쌍용차 해고자 전원복직에 합의와 관련 환영 논평을 발표하고 “이 합의가 우리 사회 각종 현안문제를 푸는 좋은 가르침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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