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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스님의 香水海] 밥 세끼가 과분한 이유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이 몸은 무상(無常)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 <증일아함경> ‘십념품’ 중에서

생각해 보면 난 애초에 큰스님 될 종자는 아니었다. 상좌가 없으니 큰스님 소리 들을 일 없고, 큰 절에 주지가 못 되니 큰스님 소리 들을 일 없고, 하버드 박사는 고사하고 일반 대학교 박사도 안 되니 큰스님 되기는 글렀고, 선방 선원장이나 그 만한 직책이 없으니 큰스님 되기는 글렀고, 나이가 50대니 아직 젊어 큰스님 소리 들을 일 없고, 더 늙은들 돈 없는 중에게 큰스님 소리 해줄 리 없고, 점이나 사주를 볼 줄 모르니 큰스님 소리 들을 일 없다. 키까지 작으니 죽을 때까지 더 클 일도 없다. 

누가 큰스님 되시라는 말을 하긴 하는데 내 꼬락서니를 아무리 살펴도 큰스님 될 싹수는 애초에 없었다. 그래서 큰스님 되기를 이미 포기했으니 매일 먹는 밥 세끼가 과분하고 그저 고마울 뿐이다.

[불교신문3423호/2018년9월12일자] 

도정스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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