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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민간인 희생자’ 위로 나선 조계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스님)가 종단 차원에서 처음으로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의해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 피해자들의 넋을 기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베트남 전쟁 한국군에 의한 양민 희생자 추모제’ 모습.

사회노동위, 한국군의 의한
양민 희생자 추모제 봉행
종단 차원에서 첫 위로 ‘의미’
희생당한 영혼 극락왕생 발원

베트남 불교계 및 국민들은
추모와 반성의 자리 마련한
종단과 불교계 고마움 건네

“억울하게 희생된 베트남 전쟁 민간인 희생자들이여, 우리 스님들의 간절한 염불과 목탁소리를 위로 삼아 원망스러운 마음 버리시고 극락왕생 하옵소서.”

종단이 베트남 전쟁 시 한국군의 의해 희생당한 민간인들의 넋을 달래며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발원하는 법석을 열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스님)는 오늘(9월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공연장에서 ‘베트남 전쟁 한국군에 의한 양민 희생자 추모제’를 봉행했다.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추모의식을 하는 사회노동위원회 스님 모습.
합장한 채 고국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동참한 한국인 거주 베트남 국민 모습.

이날 추모제는 1960년 후반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해 피해를 입은 약 9000여 명의 희생자들을 위무해주기 위해 열렸다. 특히 베트남 전에서 국군 청룡부대가 베트남 꽝남 성 디엔반 현에 위치한 하미 마을에 비무장 민간인 135명을 희생시킨 ‘베트남 하미 양민 학살사건’이 50주기를 맞은 올해, 종단 차원에서 처음으로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 피해자들의 넋을 기린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추모의식은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혜찬스님을 비롯한 위원 스님들의 집전으로 진행됐다. 사방으로 울려 퍼지는 종소리와 함께 베트남전쟁 시 희생당한 민간인들의 영혼을 추모제 식장으로 모셔오는 베트남 불교 의식이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나무아미타불’을 정근하며 공손히 맞이했다.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베트남 다문화가족, 유학생, 근로자 등 150여 명도 의식복을 말끔히 차려입고 자리에 함께해 고국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동참했다.

베트남전쟁 시 희생당한 민간인들의 영혼을 추모제 식장으로 모셔오는 베트남 불교 의식이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나무아미타불’을 정근하며 공손히 맞이했다.
스님들의 추모의식이 절정에 달하자 눈시울을 붉히는 참석자 모습.

스님들의 목탁소리와 함께 피해 영혼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간절한 천수경과 신묘장구대다라니 염불 음성이 경내에 울려 퍼졌다. 이윽고 합장한 채 있던 참석자들은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무엇보다 집전하는 스님들과 참석자들이 다 함께 아미타 정근을 하며 부처님께 간절히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총무원 사회부장 진각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민간인 희생자들이 극락세계에 다시 태어나길 진심으로 바라며 희생자 가족과 베트남 국민들에게도 참회의 기도를 올린다”면서 “한국 정부가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한국군의 의한 베트남전 민간인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정중히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국민들과 불교계는 늦었지만 아픔 치유에 노력하는 종단에 고마움을 표했다. 베트남 불교협회 의식부 부회장 팃 푸옥 치(Thich Phuoc Tri)스님은 팃 정 만(Thich Tinh Man, 국내 베트남 불교공동체 인천 원오도량 지도법사)스님이 대독한 법문을 통해 “조계종에서 베트남 양민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반성하는 자리를 마련해줘 감격스럽다”면서 “우리 모두 같은 부처님의 제자이기 때문에 포옹과 자비의 마음으로 과거 아픈 역사를 치유하는 실제적인 행동을 진행하며 평화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사회부장 진각스님은 “민간인 희생자들이 극락세계에 다시 태어나길 진심으로 바라며 희생자 가족과 베트남 국민들에게도 참회의 기도를 올린다"고 추모사를 밝혔다.

추모제에 참석한 투 안(32)씨는 “마음 아픈 일이긴 하지만 이렇게 조계종을 비롯한 한국 불교계에서 뜻 깊은 시간을 만들어 줘 희생자와 유가족들 그리고 베트남 국민들이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한편 사회노동위원회는 내년엔 베트남 양민 희생자가 발생한 현장에 직접 찾아가 추모 위령제를 열 계획이다. “베트남전은 게릴라전의 양상이었기 때문에 마을 작전을 수행할 때 피아(彼我)이 구분이 어려웠다"는 베트남전 참전 용사 등의 주장처럼 진상규명이라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사회노동위 측은 종교가 마땅히 해야할 일에 충실하겠다는 생각이다. 사회노동위원장 혜찬스님은 “이번 추모제는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한국과 베트남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진정한 친구의 나라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합장한 채 고국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동참한 한국인 거주 베트남 국민 모습.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추모의식을 하는 사회노동위원회 스님 모습.

이성진 기자  sj0478@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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