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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의 오늘은 詩] 정지용 시 ‘구성동(九城洞)’에서
  • 문태준 시인·불교방송 PD
  • 승인 2018.09.0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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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작에는 흔히
유성이 묻힌다.

황혼에
누뤼가 소란히 쌓이기도 하고,

꽃도 
귀양 사는 곳,

절터ㅅ드랬는데
바람도 모이지 않고

산 그림자 설핏하면
사슴이 일어나 등을 넘어간다.

       -정지용 시 ‘구성동(九城洞)’에서

‘구성동(九城洞)’은 금강산에 있는 계곡의 이름이다. 아홉의 성으로 이뤄진 골짜기라는 뜻이니, 그 외지고 적요함은 비길 데 없을 것일 테다. 이 골짜기에는 별똥이 더러 떨어지고, 누뤼가 떠들썩하게 쏟아져 쌓인다. ‘누뤼’는 우박을 말한다. 시인은 시 ‘비로봉’에서 “누뤼알이 참벌처럼 옮겨간다.”라고 멋지게 쓰기도 했다. 꽃이 귀양을 살고, 절터는 없어지고, 바람도 모이지 않는 곳이니 그야말로 적적하고 고요하고 무심(無心)한 곳이다. 이 텅 빈 듯한, 견고한 적막의 공간은 한 마리의 사슴이 일어나 움직여 산마루를 넘어감으로써 생생한 생명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처럼 빼어난 정지용의 ‘산수시(山水詩)’는 그의 후기시의 특징이기도 하다. 

[불교신문3422호/2018년9월8일자] 

문태준 시인·불교방송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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