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할아버지, 사성제에서 나오는 괴로움을 없애는 길, 도제가 바로 여덟 가지 길, 팔정도라고 하셨잖아요. 자세하게 알려주세요. 

정견ㆍ정사유ㆍ정어ㆍ정업
정명ㆍ정정진ㆍ정념ㆍ정정
‘괴로움 없애는 여덟 덕목’

그래.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살펴보자꾸나. 팔정도는 부처님이 중도를 깨닫고 나서 다섯 비구에게 처음으로 펴신 가르침이야. 부처님이 열반에 드실 때 마지막으로 받은 제자에게 남긴 말씀 또한 팔정도였어. 부처님이 되고나서 열반에 드시기까지 오롯이 펼친 가르침인 팔정도는 인도 빠알리 말로 ‘아리요 아탕기꼬 막가(Ariyo at˙t˙han˙giko magga)’라고 해. 그대로 풀면 ‘여덟 마디나 여덟 가지로 이루어진 거룩한 길’이라는 말씀이야. 

이 여덟 가지 ‘정견·정사유·정어·정업·정명·정정진·정념·정정’은 괴로움을 없애는데 쓰는 덕목이야. 나무에 견주면 한 줄기에 달린 여덟 가지 또는 한 가지 안에 여덟 마디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어. 조선 초에 불경을 우리말 풀어낸 세종 임금님은 불경에 나오는 ‘평등’이라는 말을 ‘한 가지’라고 풀이했어. 평등이란 한 가지에서 나온 잎처럼 높고 낮음과 앞서고 뒤서는 것이 없이 고르다는 말씀이지. 그래서 팔정도가 정견에서 시작해 순서대로 따라가면서 괴로움을 걷어내어 ‘정정’으로 매듭짓는다고 볼 수 없어. 여덟 가지 덕목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기에 더불어 열어야 한다는 말씀이야. 이제 팔정도에 담긴 뜻을 하나하나 짚어보자꾸나.

‘정견’에서 ‘정정’에 이르기까지 여덟 마디에 모두 나오는 ‘정’을 사람들은 흔히 ‘바른’ 또는 ‘올바른’으로 풀어. 그런데 이 ‘정’은 빠알리 말로 ‘삼마(Samm)’야. 삼마에 담긴 뜻은 본디 ‘치우치지 않는, 올바른’이래. 더불어 ‘옹근’, 또는 ‘모두 아우르는 것’과 같은 뜻도 있대. 그러니까 팔정도에서 가리키는 ‘정’은 ‘치우치지 않고 올바르게’ 또는 ‘치우치지 않고 옹글게’라고 해야 한다고 봐. 

사람들은 팔정도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정견도 ‘바로 보기’ 또는 ‘바른 생각’으로 풀어. 그렇지만 삼마가 지닌 뜻을 새기면서 풀어보면 ‘정견’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현상을 ‘치우치지 않고 올바르게 보기’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아까 꺼낸 ‘바른 생각’은 틀린 거냐고? 틀렸다고 보기보다는 본디 뜻을 살려 푼다면 정견은 ‘바른 생각’이나 ‘바른 헤아림’이라기보다는 ‘줏대세운 바른 생각 바탕에서 있는 그대로 보기’라고 해야지. 

[불교신문3422호/2018년9월8일자] 

변택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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