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출 선거가 오는 9월28일 열린다. 제35대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중앙종회로부터 불신임 당하고 원로회의에서 이를 인준해, 60일 안에 새 총무원장을 선출해야하는 종헌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일정을 이같이 결정했다. 

선관위가 공고한 일정에 따르면 입후보 등록기간은 선거일 전 22일까지 3일간으로 9월4일부터 6일 오후5시까지 3일간이다. 후보자 자격심사를 위한 중앙선관위 회의는 9월12일 열리며 후보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기간이 시작되면 선거인단도 구성한다. 총무원장은 중앙종회의원과 본사주지스님, 그리고 각 교구에서 선출한 선거인단 등 모두 321명이 비밀 투표로 선출한다. 선거인단 선출은 9월13일부터 17일 까지다. 선거인단도 사설사암 소유 여부 등 자격심사를 거친다. 

지금부터 종단은 새 총무원장 스님을 모실 때 까지 숨가쁜 일정을 지나가게 됐다. 총무원장 선거 일정이 이렇게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갑작스런 전임 총무원장의 낙마로 인한 종단 혼란과 종도들의 동요를 수습하고 정상화 하기 위해서다. 종무행정을 책임지고 대외적으로 조계종단을 대표하는 총무원장 스님의 궐위가 계속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표자의 공백을 틈타 사익(私益)을 추구하는 이들이 나타나 종단을 혼란에 빠트릴 우려도 있고, 산적한 종단 현안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종단의 주요 불사가 제 자리 걸음하는 것은 간단히 넘길 사안이 아니다. 총본산성역화 사업이 올해 들어 아무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스님과 불자들의 관심과 후원, 사무국 직원들의 열정으로 짧은 시간에 종단을 대표하는 민간구호기구로 발돋움 하던 아름다운동행도 발걸음이 더뎌졌다고 한다. 

대정부 관계, 종단 홍보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작동하는 일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33대·34대 집행부 시절 수많은 종단 현안을 해결하고 대사회적 문제에서 활발하게 제 목소리를 내며 불교 위상과 종단 영향력을 강화했던 것과 비교하면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 선거일정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은 이처럼 멈춰 선 여러 종단 현안을 빠르게 정상화 하려는 의지다. 

새 총무원장 선출은 선거인단의 몫이지만 종도들의 차분한 대응과 관심이 뒷받침돼야하는 종단 전체 불사이기도 하다. 종단 집행부는 종단 안정과 공명정대한 선거 집행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할 것이다. 

권한대행 스님을 중심으로 집행부는 종도들이 불편한 일이 없도록 종무행정을 차질 없이 임하며 혹시 종단을 음해하고 흔들려는 해종세력이 있다면 단호하게 대응해 종단 규율을 확립하기 바란다. 종도들도 종단을 혼란에 빠트려 사익을 추구하려는 세력의 거짓뉴스와 감언이설에 속아 종단을 혼란에 빠트리고 본인도 돌이킬 수 없는 악업을 짓지 않도록 밝은 눈을 크게 뜨고 늘 깨어있기를 당부한다.

지난 봄부터 많은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새 총무원장 스님을 모시는 여정에 들어섰다. 그동안 종단과 한국불교가 받은 상처는 회복이 어려울 만큼 깊다.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

[불교신문3419호/2018년8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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