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담화문 발표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원행스님이 23일 “전 총무원장 설정스님께서 종단 안정을 위해 8월2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하고 산중으로 돌아가신데 대해 유감의 마음과 함께 깊은 경의의 말씀을 올린다”며 “종단의 안정과 화합, 그리고 개혁적 발전을 염원하신 전 총무원장 스님의 뜻을 헤아려 종책에 반영토록 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오는 26일 예정된 승려대회를 추진하는 이들에 대해 “아무리 옳은 주장이라 하더라도 종헌종법질서의 테두리 내에서 최소한의 절제 있는 예의와 양심은 지키면서 자기들의 주장과 견해를 표현해야만, 그 순수함과 설득력을 담보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의장 원행스님은 이날 “이제 종도들은 종헌종법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수행력과 덕망, 그리고 종무행정 역량을 갖춘 차기 총무원장 선출에 합심하여 지혜를 모을 때”라며 “총무원장 권한대행 진우스님을 중심으로 한 총무원 집행부는 종정예하의 교시와 원로회의 뜻을 받들어 과도기의 종무행정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차기 총무원장 선출절차를 여법하게 잘 관리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 “저희 중앙종회도 종헌종법질서를 준수해 종단의 혼란상을 극복하고 안정과 화합을 이루도록 주어진 책무와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종단발전을 위한 개혁적 종헌종법 정비에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다음은 담화문 전문.

중앙종회 담화문

세계경제의 국수주의적 경향으로 인한 무역갈등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급변하는 동북아정치지형의 변화, 정부경제정책의 혼선 등으로 인해 국민들은 민생경제의 어려움과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국민과 불자들을 위무하고 올바른 삶의 방향을 제시하여 진정한 행복의 길로 이끄는 것이 저희 불교종단에 주어진 역할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전 총무원장 설정스님 등의 개인 신상문제로 인한 신뢰추락과 갈등대립으로 인하여 여러 종도와 국민들에게 종단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오히려 크나큰 염려를 끼쳐왔습니다.

이러한 종단이 처한 혼란과 난국을 종헌종법 질서의 범주 안에서 극복하고,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이루기 위하여 그동안 총무원 집행부와 중앙종회,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중앙신도회 등이 노력하여 왔으며, 전 총무원장 설정스님께서도 혼란과 난국을 수습하기 위하여 수차례 사퇴의사를 표명하셨습니다.

이에 종정예하께서도 지난 8월8일 교시를 내리시어 “총무원장 스님의 뜻을 존중하여 종헌종법질서 속에서 명예롭게 퇴진하시고, 종도들은 종헌종법을 준수하여 사부대중과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여 여법하게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하여 종단을 안정시키라.”고 하셨습니다.

이에 중앙종회와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종정예하의 교시를 봉대하기 위하여 전 총무원장 설정스님께 간곡히 용퇴를 권유드렸으나 거부의사를 표명하시어, 저희 중앙종회는 종단의 혼란수습과 국민적 신뢰회복이 한시라도 급하기에 한없는 송구한 마음을 가슴속으로 삭히며 총무원장 불신임안을 가결하여 원로회의에 올렸습니다.

저희 중앙종회의원들은 한결같이 참담하고 무거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으나 오로지 종단의 혼란을 수습하여 안정과 화합을 이루기 위한 공적인 마음으로 내린 결정이었음을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전 총무원장 설정스님께서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리시어 8월 2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하시고 산중으로 돌아가신데 대하여 심심한 유감의 마음과 함께 깊은 경의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제라도 사퇴의 용단을 내리시어 종단의 안정과 화합, 그리고 개혁적 발전을 염원하신 전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뜻을 헤아려 종책에 반영토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어제 원로회의는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사직을 확인하면서 또 다른 다툼의 소지를 없애 안정과 화합을 도모하기 위하여 총무원장 불신임안을 인준’하였습니다. 이러한 결정에는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토대로 종단의 혼란을 수습할 것과 더 이상의 소모적 갈등과 대립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원로큰스님들의 뜻이 담겨있다고 보며, 이에 저희 중앙종회는 그 뜻을 받들어 최대한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의 혼란과 대립, 소모적 갈등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 더 이상 정치적 목적으로 혼란을 조장하고 부추겨서도 안 됩니다.

아울러 8월 26일 소위 ‘승려대회’라는 미명하에 종단의 혼란을 조장하는 불법집회를 추진하는 사람들에게 당부 드립니다. 아무리 옳은 주장이라 하더라도 종헌종법질서의 테두리 내에서 종헌종법을 지키면서, 그리고 최소한의 절제 있는 예의와 양심은 지키면서 자기들의 주장과 견해를 표현하여야만, 그 순수함과 설득력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종헌종법 질서를 훼손하고 종헌기관을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 선동적 언사로 매도하면서 사적,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불법집회라는 방법을 동원하여 종단전복을 기도한다면, 그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어 다수의 동의를 얻을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종단의 혼란을 초래하여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통한 종단 발전에 백해무익하다 할 것입니다,

이제는 종도들이 화합하고 지혜를 모아 종단을 안정시키고 어떻게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제 역할을 다할 것인지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할 때이지, 새로운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여 혼란으로 몰고 갈 때가 아닙니다.

전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사직을 포함한 원로회의의 불신임안 인준에 따라 8월22일 중앙선관위는 차기 36대 총무원장 선거절차와 선거일을 확정하였습니다.

이제 우리 종도들은 종헌종법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수행력과 덕망, 그리고 종무행정 역량을 갖춘 차기 총무원장 선출에 합심하여 지혜를 모을 때입니다.

그리고, 총무원장 권한대행 진우스님을 중심으로 한 총무원 집행부는 종정예하의 교시와 원로회의의 안정과 화합을 도모하라는 뜻을 받들어 과도기의 종무행정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차기 총무원장 선출절차를 여법하게 잘 관리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희 중앙종회도 종헌종법질서를 준수하여 종단의 혼란상을 극복하고 안정과 화합을 이루도록 주어진 책무와 역할을 다할 것이며, 종정예하의 교시와 원로회의의 뜻을 받들어 종단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개혁적 종헌종법 정비에 매진할 것을 종도들 앞에 다짐합니다.

불기2562년(2018) 8월 23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원행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