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동굴에 갇혔다가 구조된 소년들이 9일 간 단기 출가했다. 이들은 동굴에 갇힌 동안 과거 출가경험이 있는 코치의 지도에 따라 불교 명상을 했다고 한다. 명상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두려움을 덜어준다. 또한 대인관계에서도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 그러므로 17일간이나 동굴 속에 갇혀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몇 달 전에는 고등래퍼2에서 우승한 명상래퍼 김하온이 자신의 취미를 ‘명상’이라고 공표해서 큰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그가 직접 쓴 가사에도 “거울 보는 듯한 삶, 관찰하는 셈이지, 이 모든 걸”이라는 표현을 비롯해 선(禪)적인 내용들이 눈에 띈다. 아울러 그는 내면의 평화를 찾는 것은 자신의 관찰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배우이기보다 감독의 입장에서.

명상의 핵심은 ‘거울 보듯 영화 보듯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대면해서 관찰하되 닉네임을 붙여하는 것’이다.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을 객관화하여 관찰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관찰자의 입장에 서게 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인생이라는 연극무대의 배우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감독이 될 수도 있다. 감독이 되면 배우의 역할을 바꿀 수도 있고, 배우를 바꿀 수도 있다. 이걸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명상이다.

그가 전하는 명상법은 매우 간단하다. 첫째, 똑바로 앉고 눈을 감는다. 둘째,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면서, 어디로 숨이 들락날락하는지 느껴본다. 셋째, 끝. 이는 명상법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몸과 마음을 관찰하기에 앞서 자신의 숨을 관찰하는 것이다. 자신의 호흡에 마음을 집중하면서 들이쉴 땐 ‘들이 쉰다’ 내 쉴 땐 ‘내 쉰다’고 관찰하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석가세존께서 아들인 라훌라에게 가르쳐주신 수행법이기도 하다.

“라훌라여, 들숨과 날숨에 대한 마음 챙김을 닦아라. .... 마음을 챙기면서 숨을 들이쉬고 마음을 챙기면서 숨을 내쉰다. 길게 들이쉬면서는 ‘길게 들이 쉰다’고 꿰뚫어 알고, 길게 내쉬면서는 ‘길게 내 쉰다’고 꿰뚫어 안다. 짧게 들이쉬면서는 ‘짧게 들이 쉰다’고 꿰뚫어 알고, 짧게 내쉬면서는 ‘짧게 내 쉰다’고 꿰뚫어 안다.”

명상을 통해 이 시대에 라훌라 같은 청소년들이 더욱 더 많이 나오기를 기원한다.

월호스님 논설위원·행불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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