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행복을 멋지게 나누는 길 ‘십회향’

보살도 완성의 필수 ‘행복나눔’
중생ㆍ보리회향 각각 세가지와 
진여 네가지 등 한량없는 회향

제5회 설법은 도솔천에 오르신 부처님과 함께 모두 행복의 길에서 만난다는 내용이다. 도솔천은 욕계 6천(天) 가운데 제4천으로 모든 보살들이 부처되기 위해 지상으로 떠나기 전에 머무는 성불대기장소로 내원궁과 외원궁이 있다. 내원궁은 미륵보살이 중생교화를 위해 우리 곁으로 내려오시기 전에 때를 기다리며 깊이 생각에 잠겨있는 곳이고, 외원궁에선 재물욕, 명예욕, 식욕, 수면욕, 색욕을 다 초월한 상태로 만족한 삶을 사는 곳으로 아름다운 천녀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자유롭게 춤추며 날아다니는데 이들은 감로수를 먹기 때문에 수명이 4000살이라고 한다.

부처님이 도솔천에 오르시는 장면인 ‘승도솔천궁품’과 도솔천의 대중들이 부처님을 맞이하며 기뻐하는 장면인 ‘도솔궁중게찬품’은 서론, 즉 프롤로그이며, 그들의 청을 듣고 도솔천에서 행한 부처님의 설법, ‘십회향품’이 바로 5회차 법회의 본론이다. 

법회가 시작되기 전, 도리천과 야마천에서 부처님의 설법을 들은 시방의 보살들은 이제 여기까지 오지 않아도 저절로 자신의 국토에서도 이와 같은 설법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시방세계에 낱낱 사천하 염부제에 부처님이 동시에 보리수아래 앉아 성불하시는 것을 보살들이 천안통으로 본 것이다. 금강당보살은 ‘십회향품’에서 구체적인 방법을 통해 자신의 행복을 아낌없이 나누는 것이 진정한 회향임을 알아 부처님처럼 되고자하는 보리심을 내야한다. 이런 수행자는 회향이란 키워드로 일체 모든 것을 아낌없이 함께 나누며 흔들리는 욕망을 반드시 다스려야 한다. 보시하는 자, 보시하는 물건, 보시 받는 자가 청정할 때, 서로 존중과 신뢰가 생겨나지만 만약 셋 중에 하나라도 부정하면 이 관계는 순식간에 무너져 채무관계가 되고 만다. 진정한 보시, 진정한 회향은 청정한 마음으로 주고받는 것이며 댓가를 바라지 않는 무주상보시다. 주고도 주었다는 생각이 없는 보시이니 더 바랄 것이 없는 보살의 삶이다. 이 법회가 열리는 도솔천을 지족천(知足天)이라 부른다. 무주상의 보시와 회향을 걸림 없이 하는 곳이니 이곳에서 열린 도솔천의 법회는 바로 나의 행복을 모든 이들에게 멋지게 나누는 법, 바로 십회향이다.

승도솔천궁품은 부처님이 도솔천왕이 만든 설법처에서 지혜의 광명으로 빛을 놓아 지난 세상의 온갖 선근을 나타내 보이시니 이곳에서 모든 부처님의 인연이 오랜 옛날부터 이어짐을 보고 찬탄하는 품이다. 

도솔궁중게찬품에서 부처님은 두 무릎에서 찬란하게 방광한다. 무릎의 의미는 엎드려 절할 수 있는 하심(下心)의 작용, 즉 회향이다. 부처님을 찬탄하는 금강당보살을 위시로 한 이름에 당(幢)자가 들어가는 10명의 보살들을 통해 광명으로 나투신 부처님의 덕을 찬탄한다.

십회향품에서 금강당보살이 보살지광삼매에 들어 금강당불에게 가피를 받고 십회향법문을 하는데, 십행에서 행복해진 마음을 중생에게 골고루 나누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다. 수행자가 행복 나눔의 구체적인 방법 10가지를 통해 자신의 삶은 상구보리(上求菩提)로 행복을 찾고, 타인의 삶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하화중생(下化衆生)하는 법을 설하고 계신 품이다.

십회향은 대자비로 중생을 구제하는 중생회향에 3가지인 ‘일체중생을 구호하되 중생이라는 생각을 떠난 회향’, ‘깨뜨릴 수 없는 회향’, ‘모든 부처님과 동등한 회향’과 선근을 위없는 깨달음으로 똑바로 향하게 하는 보리회향의 3가지인 ‘모든 곳에 이르는 회향’, ‘다함없는 공덕장 회향’, ‘견고한 일체 선근을 따르는 회향’과 형상을 버리고 이치에 깨달아 들어가는 즉, 열반의 세계를 보여주는 진여회향의 4가지인 일체 중생을 평등하게 수순하는 회향, 진여의 모양인 회향, 집착도 없고 속박도 없는 해탈회향, 법계에 들어가는 한량없는 회향이다.

보살도의 완성을 위해서 반드시 실천해야 할 회향은 행복을 나누는 것이다. 나와 더불어 세상의 모든 이들이 다 행복해져야 한다. 이 땅에 만인이 평등하여 행복한 사회가 실현되지 않으면 불자들은 진정한 회향을 했다 할 수 없다. 

[불교신문3416호/2018년8월18일자] 

원욱스님 서울 반야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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