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녹색 소비 작은 실천
“매장에서 드실거죠? 머그컵에 담아드리겠습니다.” 지난 9일 서울 한 커피 전문점, 음료를 주문하자 매장 직원이 물었다. “먹다가 들고 나갈 수도 있는데...”하고 머뭇거리자 직원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이 금지돼 있어서요. 드시고 남기신 음료가 있으면 일회용 컵에 다시 담아드리겠습니다.”
지난 2일부터 전국 대부분 커피 전문점에서 이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전국 지자체들이 플라스틱 컵 사용에 대한 집중단속에 들어가면서 커피숍 매장 내 일회용 컵이 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만약 테이크아웃용으로 커피를 주문한 뒤 매장 내에서 이를 사용하는 손님이 있으면 해당 가게는 과태료를 물게 된다. 과태료는 최소 5만원에서 200만원까지. 매장 내에서 단 한 개의 일회용 컵이 발견됐다고 해서 무조건 과태료를 물리는 것은 아니지만 △매장 내에 머그 잔 등 다회용 컵이 비치돼 있는지 △사업주가 일회용 컵 사용 불가를 제대로 고지하고 있는지 △점원이 주문을 받을 때 소비자에게 테이크아웃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는지 등을 체크해 단속반은 단속 횟수와 매장 규모에 따라 부과하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크게 불편할 건 없지만 세계적으로 빨대 등 플라스틱 퇴출 움직임이 확산되는 상황, 이왕이렇게 된 거 ‘플라스틱 없는 지구 만들기’에 적극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제일 먼저 텀블러 사용을 추천한다. 하루에도 수십번 이용하는 커피 전문점에서 머그컵이나 유리컵을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텀블러를 사용하게 되면 커피값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어떤 브랜드나 상관없이 개인컵을 가져가면 모든 커피 전문점에서 이용할 수 있고 할인 규정이 있는 매장에서는 동일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쓰지 않는 텀블러를 모아 이웃과 나누는 불교환경연대 ‘자고 있는 텀블러를 깨워라’ 캠페인에 동참해보는 것도 좋겠다.
텀블러가 없더라도 빨대 사용은 자제하자. 플라스틱 빨대는 음식물이 닿는 면적이 넓고 입구가 좁아 세척이 어렵다. 전량 버려진다 해도 무방하다. 한국 커피전문점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컵 폐기량은 2015년 기준 연 257억 개에 달하는데, 빨대 사용량도 이와 비례한다고 가정하면 연 256억 개가 버려지는 셈이다. 이미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식당 등에서의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했으며 영국 또한 2042년까지 빨대를 포함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단계적으로 금지시켜나갈 예정이다. 꼭 빨대를 써야한다면 종이나 사탕수수, 대나무 등으로 만든 빨대도 구입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다.
음료를 마실 때 뿐 아니라 장을 볼 때도 일회용 제품은 되도록 멀리하자. 천으로 만든 가볍고 예쁜 디자인 장바구니를 항상 지참하게 되면 비닐봉지 구입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환경 지키기에도 동참할 수 있다.
장을 볼 때는 플라스틱 제품이라는 것을 의식하자. 비누와 샴푸 등 생필품을 살 때는 개별 포장된 제품보다 일부 덜어 쓸 수 있는 대용량 리필형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일회용 접시나 수저, 젓가락 등도 웬만하면 자제하자. 프랑스 정부는 2016년부터 식당 등에서 일회용 식기와 접시 사용을 일부 금지해오고 있기도 하다.
일회용 컵 사용량을 줄이려면 매장 내 플라스틱 컵 금지 외에도 우리 스스로 적극적으로 인식을 변화시키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면 가게 주인이 과태료를 문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인지하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텀블러 등 개인컵 사용 등을 습관화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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