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관련 전시회를 취재하다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점이 많다. 불교작가가 되어 어렵게 작품 활동을 해 놓아도 전시를 할 공간을 찾다보면 비용이 너무 높다. 작품은 어느 정도 대중들이 감상할 수 있어야 하고 적정가에 판매가 되어야 작가로서 품위유지를 할 수 있는데 녹록치 않다. 홍보도 잘 되지 않는다. 운 좋게 시기가 잘 맞아 교계 언론에 한번 정도 부각되는 정도일 뿐 대부분의 전시회는 전시공간의 어려움과 홍보부족을 떠안은 채 진행돼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물론 이름 난 작가는 유명 갤러리를 충분한 비용을 지급하며 임대해 소문을 많이 내서 전시회의 소정의 성과를 거둔다. 그렇지 않는 대부분의 가난한 작가는 전시 공간과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작가들을 위해 사찰이 나서서 사찰갤러리를 만들어 보는 것을 제안해 본다. 포교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도심 포교당에는 갤러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서울 법련사나 대구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광주 무각사와 같은 도량은 사찰이 직접 나서 작가들을 초대해 전시회를 열어주기도 하고 청년작가를 공모해서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이런 곳에서 전시회를 여는 작가들은 불교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것이고 비불자라면 당연히 불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문화포교로써 사찰갤러리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소정의 임대료를 받아 사찰재정에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도심이 아닌 산사도 누각을 갤러리로 활용해 보는 방법도 좋다. 교구본사인 해인사 구광루라든지 선운사 만세루 같은 곳은 갤러리뿐만 아니라 차를 마시는 공간으로도 활용했다. 정읍 내장사는 정혜루를 도완스님이 주지로 부임하면서부터 차 시음공간으로 활용하며 문화포교의 장을 넓히고 있다.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부터 문화포교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도심 사찰이나 산사 할 것 없이 문화공간을 활용한 포교는 이제 필수가 되어가는 추세다. 사찰마다 전시공간을 겸비한 문화공간이 있다면 신도들의 사랑방 역할을 할 것이고, 신도 중에 불교작가가 있다면 재적사찰에서 전시회를 함으로써 신도들 간의 소통도 원활해 질 수도 있다. 내가 다니는 사찰 문화공간에서 커피나 우리 차 한 잔을 마시며 좋은 그림을 감상하는 생각을 해 본다면 이 일은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불교신문3414호/2018년8월11일자]

여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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