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스님과 관련 있는 여인으로 지목됐던 해당 여성의 인터뷰가 유튜브에 공개됐다. 교권자주혁신위원회 산하 의혹규명위원회는 지난 5월7일 미국 현지에서 전모 씨 모친 김모 씨를 만나 인터뷰한 2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김모 씨가 나와 자신에게 제기됐던 각종 의혹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자신의 학창시절과 출가 동기, 경북 모 사찰에서 피치 못할 상황에서 임신한 과정, 총무원장 스님과 전모 씨 와의 관계, 입양 및 소송 과정, 심광사 전입신고 과정 등 일부 인사들과 MBC PD 수첩이 제기한 의혹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김 씨는 영상 증언을 통해 “무덤까지 갖고 가고 싶은 일이고 이야기를 다 해야 된다는 것도 심적인 부담이 크다”며 자신의 딸에 대해 “경북의 모 사찰에서 노스님을 모시고 공부하던 중 알고 지내던 한 보살님 소개로 절에 온 당시 50대의 김씨 성을 가진 남자”가 친부라고 밝혔다.

김 씨는 강제에 의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사정과 속가 가족들과 인연이 있었던 수덕사 설정스님에게 입양을 부탁한 과정 등을 증언했다. 김 씨는 공개 인터뷰를 결심한 이유가 MBC PD수첩 때문이라고 했다. 김 씨는 방송은 진실이 아니라며 억울해 했다. 이 영상을 지켜보면 그간 일각에서 제기했던 의혹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의미 보다 분노와 슬픔이 더 앞선다. 김 씨와 그의 딸과 친정가족들은 이번 일로 온 세상에 아픈 가정사를 드러냈다. 가장 처참하게 짓밟힌 인물은 이제 20대에 불과한 전 씨다.

그는 자신이 아무도 원치 않는, 범죄의 결과물로 태어난 생명임을 알게 됐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만신창이가 됐다. 김 씨가 수많은 억측이 난무하고 종단이 혼란에 빠졌는데도 침묵을 지키고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총무원장 스님이 ‘비록 내 잘못이 아니더라도 그런 말이 오간 것 자체가 허물’이라며 이 사태 초기 해명하지 않으려 했던 것도 이런 아픈 사연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한 젊은이의 삶이 이처럼 철저하게 짓밟혔는데 언론과 일부세력들은 법원에 나타나 유전자 검사를 받으라고 다그친다. 참으로 잔인하기 짝이 없다. 불교신자라는 이들의 가슴에 숨어있던 날카로운 비수를 본 것처럼 섬찟하다.

아픈 상처를 딛고 가정을 꾸려 살아가는, 한 때는 출가자였던 여인과 평온하게 살던 젊은이의 인생을 망가뜨리고 얻는 가치가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 피를 먹고 드러내는 진실도 진실로 받아들여야하는지 그들에게 묻는다. 한 가족을 파괴하고 총무원장 스님과 종단에 깊은 흠집을 내면서 이루려 하는 불교도 불교라고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역대 조사들이 왜 그토록 시시비비를 가리지 말라고 했는지 이번 일로 뼈저리게 배운다.

진실을 가린다는 명분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분열과 증오, 불신을 키워 혼란만 가중한다는 사실이 이번 일로 밝혀졌다. 그러므로 서로 믿는 것만 믿는 불신의 늪에서 애꿎은 사람 상처 입히고 종단을 혼란에 빠트리는 소모적 정쟁을 여기서 그치고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불교신문3410호/2018년7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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