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북장애인종합복지관, 도전 행동 대응 집중교육

강북장애인종합복지관이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마포구 서울복지타운에서 ‘도전행동을 가진 최중증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현장전문가를 위한 집중교육’을 실시했다. 스쿨오브무브먼트팀이 손목 풀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공격적 성향이나 과잉 행동 시
바로 반응 말고 차분 유지해야

원인에 따라 대처법도 달라져
호신술 익혀두는 것도 도움돼

“손목을 잡혔을 때는 잡힌 손을 꽉 쥐거나 손가락을 길게 쭉 펴야 합니다. 손끝까지 힘이 탄탄히 들어갔을 때 내 쪽이 아닌 오히려 상대 쪽으로 팔을 보낸다 생각하고 힘을 줘 보세요. ‘팔꿈치를 상대에게 강하게 보낸다’ 생각하면 됩니다. 힘을 쓸 때는 몸 전체를 써야 해요. 상대에게 빠져 나온 뒤에는 거리를 벌립니다. 그 다음엔 언어 테크닉을 써야 해요. 강한 어조로 상대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분명히 전달합니다. ‘잡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소리치고 그 다음엔 약하게 타일러보세요.”

스쿨오브무브먼트 강사 말에 따라 사회복지사들이 일제히 손목 풀기 실습에 나섰다. 손을 잡아당기려는 상대 관성을 역이용해 힘 대신 기술로 손목을 어렵지 않게 빼내는 호신술에 “우와~” 하는 감탄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뺨을 수십 대 맞거나, 발차기를 당하거나, 떠밀려 넘어지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장애에서 오는 도전 행동의 경우 특히 심하죠. 일종의 공격 신호 같은 게 아예 없거나 매우 약해서 방어하기가 더 힘든 경우도 많아요.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어야 자해와 타해 성향을 보이는 발달장애인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서울 강북장애인종합복지관이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마포구 서울복지타운에서 진행한 ‘도전행동을 가진 최중증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현장전문가를 위한 집중교육’은 현장에서 뛰는 사회복지사들이라면 한번쯤 겪어봤을 법한 위험 상황 발생 시 대응력을 높이는 방법을 알아가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도전 행동이란 지적·자폐성 발달장애인들이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공격적 성향이나 과잉 행동을 뜻한다. 이틀 간 진행된 이번 교육에 참여한 사회복지사 50여 명은 ‘도전행동의 실제와 사례’, ‘안전한 중재 방안(셀프디펜스 실습)’ 등에 대한 이론 및 실습 교육을 받으며 낯선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대응하는 법에 대해 알아갔다.

최중증 발달장애인들은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지만 때로는 위협적인 존재가 되기도 한다. 캘리포니아에서 20년 가까이 도전 행동을 연구해온 미국 훈련팀 소속 곽혜민 강사는 “그럴수록 중재의 원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재의 핵심은 장애인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원인을 이해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행동을 가르치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발달장애인이 갑자기 혀를 깨무는 행동을 하거나, 상대방 얼굴에 침을 뱉거나, 신체를 부적절하게 만지는 등의 행동을 할 때 우선시 돼야 할 것은 그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당황하거나 쉽게 반응하기 시작하면 발달장애인은 원하던 주의를 끌 수 있다고 판단, 더 심각한 행동을 보일 수 있다. 곽혜민 강사는 “신체의 어느 부분이 고통스러워서, 단순히 주의를 끌고 싶어서, 혹은 불안요소가 있어서 등 행동의 원인을 먼저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원인에 따라 불안요소를 없애주거나 의사소통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하나씩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훈련팀은 이밖에도 갑자기 욕을 하는 행위, 물건을 집어던지는 행위 등 20가지 사례를 언급하며 그에 따른 적절한 대응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훈련팀이 다양한 사례에도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우선 기다리고 관찰할 것 △도전행동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 원인을 파악할 것 △행동이 고조될 때는 오히려 침착하게, 반대로 무거운 행동에는 가볍게 대처할 것 △한번에 여러 가지 행동을 보일 때는 한 행동씩 접근할 것 △일관성과 지속성을 지킬 것 등이다.

미국 훈련팀 소속 윤혜정 강사는 “발달장애인의 경우 의사소통이 어려운데다 일정한 패턴을 찾기 어렵다”며 “관련 분야 종사자들이 이를 대비해 평정심을 찾는 기술, 상황에 따른 대응 능력, 신체적 훈련 등의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아 위험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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