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경제학

술락 시바락사 지음·이정민 옮김/ 정토출판

현대를 살고 있는 인류는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다. 자연환경에 대한 통제력 역시 현재까지 인류가 경험한 최고 수준이다. 그렇다면 발전한 과학기술이나 늘어난 물질적 부만큼 우리의 행복 역시 높아졌을까.

국제참여불교연대(INEB)를 설립해 불교의 가르침으로 세상을 바꾸는데 앞장서고 있는 태국 출신 사회비평가인 술락 시바락사는 최근 펴낸 <불교경제학>에서 “현 세계가 경제개발이라는 이념에 취해 있고, 소비주의라는 종교에 빠져있다”면서 “더 많이 소비하기 위해 더 벌려 애쓰고,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소비를 자극하는 현재의 구조를 벗어나지 않는 한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평생을 행동주의로 일관해 온 저자는 태국의 군부독재에 맞서 오랜 기간 항거했으며, 신성불가침으로 여겨지는 왕실에 대해서도 주저 없이 비판을 제기해왔다. 또 서구 선진국들이 주도하는 세계화의 논리에 반대하며 앞장서 대안을 제시해 왔다. 특히 그는 “붓다의 자비를 사회 속에서 실현하겠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세계가 참여하는 불교운동을 펼쳐왔다.

그러면서 돈의 흐름과 숫자 싸움에 빠진 경제학이 아닌 인간을 위한, 생명을 살리며 행복의 디딤돌이 되는 경제학으로 ‘불교경제학’을 꼽았다. 불교경제학이란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경제학자 E.F. 슈마허는 “불교경제학의 핵심은 단순성과 비폭력”이라며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 불교식 생활방식의 경이로움은 그 완전한 합리성에 있다”고 정의했다. 나의 깨달음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고 사회적 개선이 개인의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연기적이고 순환적인 발전이 바로 불교경제학이다. 저자가 불교경제학을 말하며 근원적 가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외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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