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 수좌회 명칭 도용 논란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이 최근 전국 사찰에 ‘전국승려대회궐기문’과 승려대회 참석여부를 묻는 우편을 발송하면서 전국선원수좌회 측의 아무런 동의도 구하지 않고 명의를 도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전국선원수좌회가 즉각 해당 사안은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이 독단적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밝혀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모임은 지난 9일 ‘오는 8월21일 오후1시 조계사에서 승려대회를 개최할 경우 참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묻는 설문지 등을 담은 우편을 전국선원수좌회 명칭을 함께 기재해 전국사찰에 발송했다.

뿐만 아니라 이 모임은 ‘전국승려대회 궐기문’을 통해 한국불교와 조계종을 비리의 온상으로 보이게까지 했다. 이들은 “한국불교가 총체적 비리와 위기의 늪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몇 년 동안 연이어 일어난 각종 패악스러운 일 등으로 종단은 만신창이가 됐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누구하나 나서지 못하고 모든 사람들은 불교를 외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승려대회 개최를 촉구했다. 또한 최근 확대 해석되고 있는 태고종과의 통합론에 대해 종단이 더 이상 사실관계를 왜곡하지 말라고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화 이념을 능멸하는 망언” “경악을 금치 못할 일” 운운하며 원색적으로 비방했다.

이에 전국선원수좌회는 즉각 해당 사안과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좌회는 총무원에 보낸 공문을 통해 “보내는 사람이 전국선원수좌회/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으로 7월10일 각 제방으로 발송된 설문지 서명을 요구하는 문건은 수좌회와는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발송된 것이고, 수좌회와 무관함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또 “결제 중이므로 특별히 회의 한 적도 없다”는 사실을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 대변인인 허정스님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명확한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허정스님은 해당 사안을 묻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얘기하고 싶지 않다. 곧 해명이 나갈 것”이라고 짧게 답하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이에 다시 전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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