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교육원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조계종 승가교육 개선방안’ 세미나

7월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출생자 감소에 따른 출가자 급감이 종단의 난제인 가운데 7년 뒤인 2025년이면 출가자가 아예 없을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스님)은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조계종 승가교육 개선방안’을 주제로 지난 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교육종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교육원 교육부장 진광스님은 이날 세미나 발제문에서 “1999년을 정점으로 예비승인 사미(니)수계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2025년 이후에는 출가자가 고갈될 위기를 맞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장 진광스님

"1999년 기점으로
출가자 매년 감소
20년 전의 30% 수준
초저출산 국가임을 감안하면
‘출가자 0명’ 빈말 아니다”

교육부장 진광스님이 내놓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출가자 0명’이 지나친 우려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1991년 행자교육원 개원 이래 1999년 532명(사미 306명, 사미니 226명)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수계자 숫자는 해마다 예외 없이 줄어들었다. 지난해인 2017년은 151명(사미 94명, 사미니 57명)으로 1999년에 비해 30%이하 수준까지 떨어졌다.

출가자의 지속적인 감소 원인은 일단 출생자의 감소에서 찾을 수 있다. 태어나는 아이들이 적어지니 장차 스님이 될 아이도 적어지는 셈이다. 진광스님이 공개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960년까지 가임여성 1명당 6명 이상이었던 합계출산율이 1980년에는 1.66명으로 급전직하하고 2005년에는 1.07명을 기록했다. 

스님은 “여전히 종단은 1970년대 출생자의 출가비율이 높은데 이들은 합계출산율이 2명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때 태어난 세대”라며 “그런데 출생자가 1980년대 초반 이후 급감하면서, 출가자 역시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OECD 가운데 최저의 초저출산 국가임을 고려하면, 미래는 더 암담해진다.

개인주의에 압도된 세대를
중세식 도제식교육으로 가르치려

물론 출산율 하락에만 탓을 돌릴 순 없다. 스님은 “출가자 감소 원인은 출생자 감소, 고령화, 1인 자녀 등 사회인구학적 측면, 종교대체물 양산 등 종교문화적 측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불교가 현시대에 매력적인 종교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주된 원인”이라고 짚었다. 

입산자 대비 사미(니)수계자 비율에서도 엿보인다. 출가를 결심하고 처음 절을 찾아 ‘행자’로 등록하는 기간까지 약 30%가 중도에 그만둔다. 이어 행자등록 후 수계교육 입교까지의 기간에 또 25%가 절을 나간다. 개인주의 문화에 압도되어 온 세대들이 중세의 도제식 교육과 근대의 공교육이 혼합된 시스템을 못 견딘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날 세미나에는 100명 이상의 스님들이 참석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갈수록 늙어가는 종단도 걱정이다. 2016년을 기준으로 종단에는 50~54세의 스님들이 가장 많다. 스님은 “종단 구성원의 평균 연령은 50세를 넘어섰다”며 “젊은 출가자가 수혈되지 않는 상황에서 평균연령은 매년 고령화로의 수평이동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학력은 갈수록 높아진다. 2016년부터 초대졸 이상이 고졸의 비율을 앞서고 있다. 결론적으로 진광스님은 “저출가 고령화 고학력화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교육과정 및 학습기간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찰승가대학 통폐합 등
기본교육기관 대폭 손질 예정

출가자 고갈의 위기는 승가교육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세미나에서는 전국 14개 사찰승가대학 가운데 학년별 정원 10명 이상의 규정을 충족하는 승가대학은 단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승가대는 신입생이 입학정원(학년별 120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동국대는 일반 세속인과 섞여 공부해야 하므로 출가자로서의 위의를 지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현재 교육원은 △14개 사찰승가대학을 6개로 통폐합 △승려기본교육기관에서 동국대 불교학부 제외 △중앙승가대를 기본교육기관으로 일원화 △동국대와 중앙승가대의 법인 통합 △기본선원의 전문교육기관 전환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이미 공부할 만큼 한 사람들...
굳이 4년씩이나 붙잡아둬야 하나

승려기본교육기관은 세간의 대학교와 같다. 고령화와 고학력화에서 보듯 출가자들은 이미 공부를 할 만큼 한 사람들이다. 이른바 ‘중물’을 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쳐도 4년씩이나 ‘학생’ 신분에 머물게 하는 일은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수급을 더욱 더디게 한다는 지적이다. 현행 4년인 기본교육 학제를 2년 또는 3년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눈에 띄었다. 

토론자로 나선 중앙종회의원 원명스님은 “출가 후 5년이면 (공찰 주지를 맡을 수 있는) 3급 승가고시 응시자격을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종단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바로 현장포교에 투입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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