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다고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한다. 어리다고 무시하면 안된다. 작고 어리다하여 시덥잖게 여길게 아니라 되레 무겁게 여기고 두렵게 생각하고 무서워하면서 조심하고 신중히 대해야한다. 그리해야 하는 대상은 새끼사자, 독사, 불, 그리고 비구라 했다. 새끼사자는 뭇 짐승의 왕인 사자의 새끼니까, 독사는 어려도 맹독을 갖고 있어 한번 물리면 치명상을 입기 때문이란다. 불은 아무리 작은 불씨라도 소홀해서는 안되고 주의하고 또 주의해야 한다. 비구는 어려도 인천(人天)의 스승인 부처님 제자이기에 부처님이 되기 때문이라 한다. 

무서워 해야하고 두려워 해야 할 게 또 있다. 이른바 사지(四知)라는 말이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네가 알고 내가 안다’는 말이 사지라는 말이다. 은밀하고 부적절한 거래를 할 때 이런 말을 한다. “너만 입 다물고 있으면 돼. 너랑 나랑 만 알고 있으면 되는 거야. 누가 알겠어?”라고들 한다. 이런 제의에 거절하면서 하는 말이 “아니야, 네가 알고 내가 아는 것만이 아니야. 하늘이 알고 땅이 알잖아”이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 영원히 감추어 질 것 같은 일도 결국은 드러나서 밝혀지기 마련이다. 

요즘엔 30년 전의 일까지도 들춰내어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작다고 어리다고 가벼이 여기고 하찮게 생각하고 저지른 일들이 무섭고 두렵게 다가오는 게 아닌가. 산다는 게 나날이 얼음장 밟듯 하는 생활이고 고추 땡초보다 맵다고들 하지 않는가. 나 혼자 만의 생각으로 행동할 수도 없고 주견(主見) 없이 남 하는 대로 덩달아 할 수도 없지 않은가. 그저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산다고해도 허물투성이가 되는 삶이기에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며 사는 거지 싶다. 

가장 무섭고 두렵게 여길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진실’이란 말이다. 진실 앞에는 어느 누구라도 어길래야 어길 수 없기 때문이기에 그러하다. 진실을 가벼이 여긴다든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은 어느 누구도 할 수 없지 않은가. 

[불교신문3407호/2018년7월11일자] 

이진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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