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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2 (2018).7.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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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孝) 실천하며 부모 공경 가슴에 새기는 날백중의 의미와 유래
불교의 5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백중은 먼저 세상을 떠난 조상들과 부모의 천도를 위해 효(孝) 사상을 실천하며 올바른 부모 공경의 마음을 가슴에 새기는 날이다. 사진은 강화 보문사 백중기도 의례. 불교신문 자료사진

부모와 조상위한 법회 전통
지옥서 고통받는 어머니위해
스님들에게 정성껏 공양올린
목련존자의 효심에서 유래

고려 때 국가주도 우란분재 봉행
조선시대 부처님오신날과 함께
백중을 연중 가장 큰 행사로 여겨
민간에서도 공동체 축제 성격

오는 8월25일(음력 7월15일)은 백중이다. 백중을 앞두고 전국 사찰에서는 백중 입재를 시작으로 일제히 백중 기도를 준비하고 있다. 백중을 맞아 조상과 부모, 영가를 천도하기 위해 사찰을 찾는 불자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불교의 5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백중은 먼저 세상을 떠난 조상들과 부모의 천도를 위해 효(孝) 사상을 실천하며 올바른 부모 공경의 마음을 가슴에 새기는 날이다. 이와 함께 일체중생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중생구제를 실천하는 날이기도 하다. 백중은 오랜 옛날부터 동아시아에서 행해진 의식이다. 부모와 조상들을 위해 음력 7월15일 갖가지 음식을 준비해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날이기도 한다.

전국 사찰에서는 백중을 맞아 선지식을 초청해 법문은 듣는 야단법석을 마련하기도 하고, 스님들을 위해 가사나 공양물을 올리는 승보공양 법회를 봉행하기도 한다. 지역 축제로서 다양한 백중행사들도 기획되고 있다. 백중 회향에 맞춰 많은 사찰들이 지역 노인들을 초청해 경로잔치를 개최하거나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 행사, 생명존중을 실천하기 위한 방생법회, 지역 축제 등을 개최하면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문화행사로 확산되고 있다.

백중은 많은 대중에게 공양하는 날이라 백중(百衆), 많은 음식을 공양해서 백종(百種), 안거가 끝나는 날이라 백종(百終)이라고 한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불교에서는 백중을 우란분절(盂蘭盆節)이라고 부른다. 우란분절은 산스크리트어 ‘울람바나(ullambana)’에서 유래한 말로 거꾸로 매달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거꾸로 매달려 있듯이 힘든 상태에 있는 지옥 중생들의 천도를 위해 재공양(齋供養)을 올리는 날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우란분절의 유래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십대제자 가운데 두 번째 제자였던 목련존자의 효심에서 시작됐다.

불교적 효도를 강조한 불교 경전인 <불설우란분경>에는 목련존자의 효심이 잘 나타나 있다. <불설우란분경>에 따르면 여섯 가지 신통을 얻은 목련존자는 자신을 길러준 부모를 제도해 은혜를 갚기 위해 세간을 관찰했다. 죽은 어머니가 아귀가 돼 음식은 먹지도 못하고 피골이 상접해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 목련존자가 슬피 울며 어머니에게 발우에 밥을 담아 건넸으나, 어머니 입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발이 불덩이로 변해 먹을 수가 없었다. 어머니가 사후에 지옥에서 고통 받는 모습을 본 목련존자는 부처님께 어머니를 천도할 수 있는 방도를 청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너의 어머니는 죄의 뿌리가 깊어서 너 한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 천신(天神) 지신(地神) 사마외도(邪魔外道) 도사(道士) 사천왕신(四天王神)도 어찌하지 못하니, 반드시 시방의 여러 스님들의 위신력을 얻어야 해탈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님들이 7월15일에 자자(自恣)할 때 7세(世)의 부모나 현재의 부모가 액난에 있게 될 이를 위해 밥과 온갖 맛있는 것과 다섯 가지 과일과 물 긷는 그릇과 향유(香油)와 초와 평상과 와구(臥具)를 갖추고, 세상에서 제일 맛난 음식을 그릇에 담아 시방의 여러 대덕 스님에게 공양하라”고 말씀하셨다.

조계총림 송광사의 전각에 그려져 있는 벽화. 목련존자가 지옥에 있는 어머니를 구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가르침을 받은 목련존자는 음력 7월15일 하안거 해제일을 맞춰 자자를 끝낸 스님들에게 오미(五味), 백과(百果), 의복을 공양 올렸다. 그 공덕에 의해 목련존자의 모친과 지옥에서 고통 받던 모든 중생이 지옥고를 벗어나 구원을 얻게 됐다. 불교에서는 이를 우란분절의 유래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에 국가에서 주도하는 우란분재가 자주 봉행되기도 했다. <고려사>에 따르면 왕실을 중심으로 우란분재가 행해졌으며, 특히 예종 1년(1106) 숙종의 명복을 빌고 천도를 하며 법회를 행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대각국사 의천스님의 문집을 보면 스님이 우란분절에 연비를 하며, 송나라로 유학을 가기 전에 발원하는 구절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의종7년(1153)에 봉원전에서 우란분재를, 충렬왕도 1285년과 1296년에 신효사와 광명사에서 각각 우란분재를 베풀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태조 때에도 흥천사에서 우란분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으며, 억불숭유 정책으로 불교가 억압받기는 했지만 부처님오신날과 백중을 1년 중 가장 큰 행사로 여겼다. 조선 전기의 학자 성현의 수필집인 <용재총화>에서는 “7월15일은 속칭 백종(百種)이라 하여 승가(僧家)에서 100가지 꽃과 열매를 모아 우란분(盂蘭盆)을 베풀었는데, 서울에 있는 비구니 절에서 더욱 성하였으므로 부녀자들이 많이 모여들어 곡식을 바치고는 돌아가신 어버이의 영혼을 불러 제사지냈다”고 기록하고 있다.

불교뿐만 아니라 백중은 민간 세시풍속으로도 중요한 날이었다. 사찰에서 백중에 맞춰 조상들의 영혼을 천도하고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법회를 가졌다면 민간에서는 농경사회 축제의 성격이 강했다. 백중은 농촌에서는 바쁜 농사일을 잠시 멈추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기였다. 백중에는 농사일을 멈추고 음식과 가무로 즐기면서 하루를 보냈다. 백중이면 농민들은 그동안 잡초를 없애던 호미를 깨끗이 씻어 농청에 보관하고 신명나는 축제를 열기도 했다. 여름 내내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을 했으니 하루 푹 쉬었다가 추수를 준비하는 시기였다.

이처럼 백중은 불교의 우란분절의 전통과 민간 세시풍속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발전하면서 농경사회에서 공동체 축제적인 성격이 강했다. 최근 백중이 부모와 조상에게 효를 실천하는 천도법회를 성격을 넘어 지역사회 소외된 이웃을 위한 지역 축제 등 공동체 중심의 행사로 변화하는 흐름도 이같은 전통에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포교부장 가섭스님은 “우란분절을 맞아 사찰에서 지역사회와 연계한 행사나 나눔은 바람직하다. 전법포교 측면에서도 꾸준히 이뤄지고 확산돼야 한다. 특히 핵가족 시대 약화되고 있는 효의 가치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우란분절을 맞아 부모와 조상뿐만 아니라 스님들을 위한 승보공양은 단순히 스님들을 애경하는 차원을 넘어 불교를 건강하게 유지, 발전시킨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불교를 지켜나가는 운동 차원으로 확산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엄태규 기자  che11@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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