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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마지막,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불교여성개발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교육
보건복지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선정된 불교여성개발원이 7월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 자원봉사자 교육’을 실시했다.

췌장암 말기로 여명이 1개월 남은 42세 가장이 있다. 6살과 8살 남매를 둔 그이지만 이제 부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크게 복 진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크게 죄 짓고 살아온 것도 아닌 인생,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만 ‘왜 하필 나일까’라는 분노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다.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 단 30일, 무의미한 치료에 매달리다 별다른 임종준비도 못하고 떠나는 것은 아닐까? 치솟는 분노, 우울, 절망 속에서 헤어 나올 방법은 없을까?

보건복지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선정된 불교여성개발원(원장 노숙령)이 오늘(7월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 자원봉사자 교육’을 실시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환자 생사에 대해 미리 의사 표시를 남겨두는 문서를 말한다. 지난 2월부터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등록기관을 찾아가 1:1 상담을 통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본인과 가족에 대한 연명 치료 중단 등에 관한 결정을 할 수 있다.

아직 대중에 크게 알려지지 않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를 알리고 불교계 적극적 동참을 호소하기 위한 취지로 실시된 이번 첫 교육은 임정애 건국대학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와 신성준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신장내과 교수가 맡았다. ‘호스피스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이해’를 주제로 발제한 두 전문가들은 “갑작스런 죽음이 다가오면 회피하기 급급하거나 고통스러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이를 맞이하게 된다”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임정애 건국대학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성준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신장내과 교수.

본인 또한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고 소개한 임정애 교수는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것”이라며 “다만 죽음이 닥쳤을 때 스스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이를 삶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암에 걸리는 것이 어쩌면 축복일 수 있다는 말도 있다”며 “이생의 삶을 조용히 정리하고 누군가를 용서하며 가족과 감사인사를 충분히 나누는, 인간의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시간들로 채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했다. 갑작스런 죽음으로 이별 준비조차 하지 못하고 떠나는 이들에 비해 미리 죽음을 인지하고 임종을 준비하는 순간은 인간이 대면할 수 있는 가장 엄숙한 순간이라는 것이다.

임 교수가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이 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죽음을 앞둔 말기 암 환자의 경우, 신체 뿐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영적으로도 죽어간다”고 언급한 임 교수는 며 “‘아닐거야’라고 부정하고 ‘왜 하필 나한테’라고 분노하며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존엄한 삶을 살다 떠나고 싶은 것, 그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있다”고 강조했다.

정신과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Elizabeth Kubler Ross)’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단계를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 희망 등으로 나누는데 대부분의 말기 암 환자들은 임 교수 말처럼 부정과 분노 단계에 그친다. 온 몸을 찌르는 통증, 사회적 관계에서의 고립, 통제되지 않는 신체와 정신 등이 불러온 패배감과 절망감 때문이다. 임 교수는 “호스피스 완화치료는 이를 수용과 희망의 단계로 끌어올리는 치료이기도 하다”며 “환자 옆에 머물며 긍정적 말을 해주고 임종을 안정적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라고도 했다.

신성준 교수 또한 “무의미한 치료에 매달리다 고통 중에 세상을 뜨는 경우가 많은 점을 생각해야 한다”며 “의사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고 세상을 뜨는 것보다 사랑하는 가족들 품에서 이생과 작별 할 수 있도록 연명 치료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명확히 밝혀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8년 행정안전부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 일환이기도 한 이번 교육은 오는 26일과 27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과 불교여성개발원 교육관에서 연이어 열린다. 김영희 중원노인종합복지관 상담사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법 실제’에 대해 강의한다.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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