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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2 (2018).7.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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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에 이르는 ‘공안의 지혜’를 풀어내다

한권으로 읽는 종용록

만송 행수스님 지음·혜원스님 역해/ 김영사

‘벽암록’과 쌍벽을 이루는
조동종의 공안집 ‘종용록’

한 권으로 100가지 화두
요체 밝힌 ‘해설서’ 출간

“납자는 물론 선 관심있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 되길“

중국 남송의 고승 만송 행수스님이 지은 <종용록>을 동국대 명예교수 혜원스님이 수행자는 물론 불교의 가르침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까지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엮어낸 <한권으로 읽는 종용록>이 최근 출간됐다.

선불교에서는 화두를 살펴 깨닫는 방식을 수행의 방편으로 삼았다. 이를 ‘화두(話)’를 ‘살펴본다(看)’고 하며 ‘간화선(看話禪)’이라고 했다. 화두는 곧 ‘말의 머리’를 뜻하므로, 말보다 앞선 언어 이전의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화두를 참구하는 것은 곧 깨달음으로 가는 길로 여겨져 왔다. 수행자가 화두를 참구하며 생긴 의심들을 스승에게 찾아가 물으며 가르침을 받는 것이 간화선의 일반적인 수행 방식이었다.

이러한 방식이 점차 정형화돼 자리 잡은 문답이나 일화가 곧, ‘공안(公案)’이다. ‘공부안독(公府案牘)’의 준말인 공안은 화두 수행의 핵심이 잘 드러나도록 정리돼 후대의 수행자들이 규범이자 기준으로 삼는 가르침이 됐다. 나아가 공안은 그 내용을 잘 함축하는 한 구절로 요약돼 전해졌는데, 이를 가려 모은 것이 공안집이다.

이 가운데 중국 남송의 고승 만송 행수스님이 지은 <종용록>은 선종 5가의 하나인 조동종의 핵심 가르침을 담은 것이다. 임제종의 <벽암록>과 쌍벽을 이루는 선불교의 대표적인 공안집으로 선의 시초인 달마스님으로부터 이어지는 지혜를 모았다. 하지만 수행에 관심 있는 불자들이 그 심오한 뜻을 제대로 이해하기엔 어려움이 적지 않다. 동국대 불교학부 명예교수 혜원스님이 최근 공안의 핵심을 그대로 보전하면서도 쉽고 간결한 해설로 수행자는 물론 불교의 가르침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까지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엮은 <한권으로 읽는 종용록>를 세상에 내놓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송노인평창천동각화상송고종용암록(萬松老人評唱天童覺和尙頌古從容庵錄)>이라는 긴 이름을 약칭한 <종용록>의 관점은 <벽암록>과 크게 다르다. 먼저 <종용록>의 100가지 칙(공안) 구성을 보면, 선별과 배열, 각 제목이 차이가 난다. <벽암록>은 각 칙의 흐름이 무자(無字) 공안에 상응하는 것을 중심으로 나열했고 칙의 제목만으로 공안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종용록>은 선종사를 암시하는 듯 각 칙을 배열했다. 제1칙이 ‘세존, 자리에 오르시다(世尊陞座)’, 제2칙이 ‘달마의 확연(達磨廓然)’, 다음 칙이 달마스님의 스승 반야다라에 관계되는 공안이며 선사들의 공안이 거의 연대별로 나열됐다.

또한 제목은 본칙의 내용에 대한 요지로 했다. 또한 ‘뜰 앞의 잣나무(庭前柏樹子])라고 하는 유명한 공안도 바로 <종용록>에서 유래했다. 어느 스님이 달마스님이 인도에서 중국에 온 뜻을 묻자 조주는 곧바로 “뜰 앞의 잣나무”라고 답했다는 일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밖에도 <벽암록> 등 다른 공안집에서는 볼 수 없는 공안들이 가득하다.

이처럼 특별한 공안집인 <종용록>을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게 해설한 <한권으로 읽는 종용록>은 원서의 복잡한 구조를 핵심만 추려 간단하게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시중, 본칙, 송만 남기고 역해를 맡은 혜원스님이 별도로 3년여에 걸쳐 종합적인 해설을 달았다. 국내에 조동종의 소개가 활발하지 않는 가운데 나온 해설서로 불교수행자와 연구자들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더불어 부록으로 역대 주요 선사들의 계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불조법계도’, <종용록> 등장 선사들의 삶을 간략히 기록한 행장을 실어 선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방대한 분량의 <종용록>에 담긴 조동종 공안의 진수를 맛볼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혜원스님은 “몇 몇 대학원생들과 ‘종용록윤독회’를 결성해 토론과 윤독을 진행하며 그 내용에 매료돼 출판을 생각하게 됐다”면서 “우리들만 아는 공안집으로 두기는 아쉽다고 여겼고, 선방의 납자들에게 공안을 참구하는데 일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제방의 납자들의 공안참구는 물론 선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국내 비구니 스님 박사 1호’로 알려져 있는 혜원스님은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불교문화연구원장, 불교대학(원)장, 정각원장 등을 역임했다. 그동안 <유마경 이야기>, <북종선> 등의 저서와 <바웃드하>, <신심명·증도가>, <선어록 읽는 방법> 등의 역서를 펴냈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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