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교구 내 스님들간 갈등과 반목으로 혼란기를 겪었던 제6교구본사 마곡사는 지난해 투표 없이 본사주지를 합의 선출하고 지역 내 불교회관을 건립하는 등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해 9월 교구 대중의 축하 속에 열린 공주시내 불교회관 개관식.

종단, 세종 위례 불사 진행
금산사 전북혁신도시 수현사
마곡사 공주불교회관 '개관'

선운사 고창에 불교문화센터
고운사 도청신도시 '녹야원'
송광사 빛가람혁신도시 계획

인구 없는 지역, 산중의 교구본사들이 신도시 포교에 역량을 쏟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희망을 심는 불사라는 점에서 이어질지 관심이다.

새로운 중소형도시가 형성되는 신도시 지역에 사찰을 건립하거나 추진중인 교구본사는 마곡사, 고운사, 금산사, 송광사, 선운사 등이다. 모두 도시와 상당히 거리가 먼 산중의 사찰이다. 이는 교구본사의 역할에 대한 인식 변화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교구본사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신도시포교는 오래전부터 꾸준히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종단 차원에서도 수차례 신도시포교를 위한 도량 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막대한 부지 확보 비용 때문에 번번히 좌절됐다. 그러다가 2014년에야 새로 도시가 형성된 세종특별시와 신도시로 형성 중인 하남 위례신도시에 부지를 매입하는 성과를 이뤘다. 세종과 위례의 포교도량 건립불사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발빠른 신도시포교에 나서 도량을 건립한 교구는 제17교구본사 금산사다. 금산사는 김제 이서면에 전북혁신도시 건설이 진행되자 2012년 2009㎡의 부지를 확보하고, 곧바로 포교당 건립에 나서 지난해 8월 지하1층, 지상4층 규모의 수현사를 건립했다. 혁신도시 내 유일한 사찰이다.

제6교구본사 마곡사도 지난해 9월 공주 신관동에 불교회관을 개관했다. 1500m²의 부지에 지상3층 규모로 지어진 불교회관은 공주지역 신행단체들의 사무실과 공주시니어클럽이 입주했고, 신행단체들의 법회와 다양한 강좌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도심과 거리가 먼 마곡사가 공주시내 포교를 위해 추진한 불사로 눈길을 모았다.

선운사는 4월14일 고창 월곡뉴타운 건립부지에서 어린이, 청소년, 다문화가정을 위한 종교문화센터 기능을 담당할 고창불교회관 기공식을 봉행했다.

제24교구 선운사는 2013년 고창 월곡뉴타운이 개발되자 부지를 매입했다. 월곡뉴타운 포교당 건립을 위한 기금을 모아온 선운사는 지난 4월 연내 완공을 목표로 지하1층 지상3층 연면적 3596㎡ 규모의 불교문화센터 불사의 첫 삽을 떴다. 전 주지 법만스님과 현 주지 경우스님의 신도시 포교에 대한 원력과 교구 역량을 모아 이뤄낸 불사다.

‘신도시 포교’를 범교구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제16교구본사 고운사와 제21교구본사 조계총림 송광사의 의지도 돋보인다. 고운사는 경북도청이 이전하면서 새로 조성된 도청신도시에 포교당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청 신도시 부지 조성 당시 5355m²의 종교용지를 매입한 고운사는 신도시 포교불사를 위해 두차례에 걸쳐 교구 사부대중이 참여하는 대중공사를 개최한데 이어 강연회 등을 열어 교구내 역량을 모으는데 집중해왔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오는 26일 도청신도시 포교당 녹야원 건립을 위한 착공을 앞두고 있다.

송광사는 나주에 건설된 광주전남공동 빛가람혁신도시에 포교당 건립을 추진 중이다. 2015년 혁신도시 부지 조성 당시 2500㎡의 종교용지를 확보한 이후 포교당 건립 불사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빛가람혁신도시는 한국전력을 비롯해 16개 공공기관 등이 들어서 5만여명이 유입된 지역이다.

기존의 포교당 건립은 사찰의 규모가 크고 재정이 우수한 사찰을 중심으로 보다 많은 신도수 확보를 위한 불사로 진행됐다. 반면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교구본사들의 신도시 포교도량 건립은 포교라는 측면에서는 같지만 신도 고령화와 감소라는 절박한 여건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제반 환경 변화가 불러온 포교불사이자 교구본사로서의 제역할을 찾는 불사로 평가받을만하다.

마곡사 주지 원경스님은 “요즘 산중에 위치한 교구본사를 비롯해 시골 사찰은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더 이상 포교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라며 “교구본사들이 진행하고 있는 도심지역 포교도량 건립은 이런 문제 인식에서 출발해 새로운 포교방안을 모색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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