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확인이라는 기본도 안 지킨 프로그램"

엄격한 사실 확인 절차는 생략…
결국 특정집단 ‘확성기’ 역할일뿐

종단과 대척점에 서 있는
신뢰할 수 없는 제보자의 주장

“MBC의 의도성 의심스러워”
불자들 힘 모아 위기 극복해야

최근 명확한 사실 확인 없이 의혹제기 수준의 내용으로 종단과 일부 스님을 무차별적으로 깎아내리는 방송을 방영한 MBC PD수첩의 오류를 되짚는 시간이 마련됐다.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18일 서울 BTN 사옥 3층 스튜디오에서 'PD수첩의 도 넘은 불교비방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BTN 불교TV와 BBS 불교방송이 제작에 함께했다.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일감스님을 비롯해 김관규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장(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윤승환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 차장, 전경윤 불교방송 문화부장이 패널로 참여했으며 이은아 불교TV 보도부장이 사회를 맡았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정확한 사실 없이 의혹만을 제기하고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의 주장을 바탕으로 제작한 점 등이 방송의 주된 문제로 지적됐다.

먼저 사실성 추구라는 언론인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기본자질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관규 교수는 “직접적인 논란 대상자의 인터뷰나 객관적 자료도 없이 제3자가 마치 목격한 것처럼 발언한 것이 방송의 주된 흐름이었다”며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반드시 사실 확인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며 사회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나 진실성이 의심될 때는 반드시 교차 검토(crossing checking)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PD수첩 제작진이 이같이 엄격하게 사실 확인을 했어야 했다”며 “사실이 아닌 내용을 과장하고 왜곡했을 경우 PD수첩이 결국 특정 집단의 확성기 역할을 한 것 밖에 안된다”고 힐책했다.

전경윤 부장은 “결국 방송의 목표를 미리 상정하고 거기에 과정을 끼워 맞춰 취재하다 보니 원하는 화면을 얻기 위해 개인의 인격권 등 기본권리를 침해하는 몰래카메라가 방송에 자주 사용됐으며 의혹 대상자들에게 반론권 보장도 미흡했다”며 원칙과 정도를 저버린 취재방식의 부적절함을 언급했다.

윤 차장은 “국정원 결탁의혹 매체이자 종단과 소송중인 이석만 불교닷컴 대표, 명진·적광스님 등 징계승, 비상식적인 행동은 물론 오어사 내 직무비위, 승풍실추 등으로 멸빈 징계를 받은 이대마(장주) 등 신뢰할 수 없고 종단과 적대적인 관계를 가진 사람들로 방송이 꾸며졌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그간 PD수첩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법원에서 판결됐거나 이미 제기된 의혹 또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윤 차장은 “방송에서 제기한 의혹을 해소하고 사실 규명을 위해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친자의혹 문제를 제기한 쪽과 함께 DNA 검사 시행을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제안했지만, ‘확률이 낮은 일에 시간을 허비하기 싫고, 지금 상황에서는 총무원장이 물러나는 게 정답’이라는 식으로 답했다”며 “이들은 지속적으로 종단이 혼란스럽기만을 바라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일감스님은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들만 남발한 MBC의 의도성이 의심된다”면서 “그렇지만 이 방송으로 인해 불자들이 입은 상처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종단은 교권 자주 혁신위원회를 출범했고 이런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과거 종단에도 시련과 고난이 있었지만 슬기롭게 잘 해결했던 전통이 있는 만큼 불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같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좌담회는 6월21일 오후2시 BTN 불교TV와 BBS 불교방송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