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은 아이들의 행복지킴이 다짐

지구촌공생회 케냐지부 활동가들을 환하게 반겨주는 인키토 만오중고등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모습.

지구촌공생회 케냐 지부가 위치한 카지아도타운은 요즘 교복을 입은 많은 학생들로 북적입니다. 카지아도 내 학교들이 지난 5월 첫째 주부터 2학기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새 학기를 맞아 새 책을 품에 안고 설렘에 들뜬 아이들의 모습은 한국이든 케냐든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구촌공생회 케냐 지부에서 지원하는 5개교 학생들 역시 하나 둘 학교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개학일로부터 1주일, 길게는 2주일까지 학교로 복귀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난한 학생들은 학비를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 기간 동안 교사와 학부모의 면담이 많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안 되는 학생들은 집에 돌려보내 지기도 합니다. 등록금이 없어 애가 타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모습을 매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마주하지만, 큰 도움이 못돼 항상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게 됩니다.

올로레라 태공초등학교는 이번 방학 동안 겪은 폭우로 인해 학교 이곳저곳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학교 대문이 떨어져 있었고 농장의 밭은 빗물에 쓸려 내려가 버렸습니다. 고생해서 키운 작물들은 상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학교에서는 그동안 키운 작물을 학교 급식에 사용하고 남은 것은 팔아 수익을 냈다고 합니다. 자신감에 넘쳐 말하는 교장 선생님과 밝게 웃는 학생들을 보니 활동가들의 염려가 기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키토 만오중고등학교를 방문한 아침. 학생들은 새로 부임한 교감선생님과 함께 아침조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정부에서 파견된 교사는 총 2명으로 전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학교 운영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습니다. 유난히 적극적이고 밝은 인키토 학생들은 사진을 찍는 활동가들 앞에 서서 당당히 포즈를 취하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다가옵니다. 도로를 끊어버릴 만큼 모질게 내리는 비도, 등록금이 없어 애타는 시간도 우리 인키토 아이들에게는 잠깐의 고난인가 봅니다. 어느새 그런 것들은 다 잊어버리고 해맑게 학교를 누비는 아이들을 보며, 저 아이들의 행복한 시간을 지켜줄 수 있는 어른이 돼야겠다는 다짐을 다시금 해봅니다. 

이렇게 케냐 카지아도 학생들의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어른이 된 후, 이날의 학창시절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우리 케냐 카지아도 아이들의 좋은 추억을 위해 항상 아낌없는 도움을 주는 많은 분들께 감사 인사를 덧붙입니다.

[불교신문3401호/2018년6월20일자] 

주미희 지구촌공생회 케냐 지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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