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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준, 근대 전통춤 집대성한 거장 수덕사와 깊은 교분명무(名舞) 한성준 조명사업 활발
오늘(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최된 '명무 한성준' 조명 학술세미나.

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서
‘한성준과 불교’ 조명 세미나 개최
8월엔 국제학술포럼 야외공연
12월에는 다큐멘터리 상영

근대 전통춤을 집대성한 한성준 선생을 기리는 제5회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이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대표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오늘(12일)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주경스님)와 공동으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명무 한성준과 내포의 불교문화 재조명’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근대 전통춤을 집대성한 충남 홍성 출신 한성준(韓成俊, 1874∼1941) 탄생 140주년을 맞아 그의 춤이 지닌 문화유산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창조적 자산화를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한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올해로 5회째다. 학술세미나에는 유영대 고려대 교수를 좌장으로, 한성준 예술세계에 깃든 내포지역 불교문화 유산의 숨결을 민속학, 불교학, 무용학 등을 다각적으로 조명한 3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김헌선 경기대 교수는 ‘불교민속과 공연예술문화의 사상적 근거’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삼국유사> 속에 나오는 문화공연의 흔적을 살피면서 사상적 근간을 살폈다. 

김 교수는 ‘이혜동진(二惠同塵, 혜숙과 혜공스님의 무애행)’이라는 대목을 살펴보면서 “혜숙스님과 혜공스님을 통해 세속적인 모습의 비속한 것과 초탈하는 모습의 숭고한 것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화광동진(和光同塵)의 삶 자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들은 백성들과 어울려 사는 길을 선택하면서 백성들의 놀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세속적인 삶 자체를 지향하며 살았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불교민속의 성립과 민속예술에 대한 각성이 포교의 방편이고 실천이었음을 지적했다. 그는 “‘원효불기(元曉不羈, 원효스님의 높은 도의 경지)’에서는 원효스님은 걸림이 없는 가르침으로 대중을 교화하고 민속예술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 점에서 남다른 성취를 보여주었다”며 “원효스님의 실천이 춤이었으며, 이러한 기반이 오늘날의 승무와 같은 기원을 이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경흥우성(憬興遇聖, 경흥보살이 관음보살을 만남)’의 대목을 통해 비속한 세상에서 숭고하게 나타나는 것의 핵심에 놀이와 예술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불교의 유산과 민속예술의 접점을 새롭게 조명했다.

불교사회연구소장 주경스님은 ‘근현대 한국불교의 종장 만공선사와 춤의 거목 한성준’이란 주제발표에서 만공선사와 한성준을 연결시켜 불교와 춤의 관계를 조명했다. 주경스님은 내포(內浦, 충남의 서부지역)와 수덕사가 갖는 근대 한국불교와 근대 한국 춤이 교차하는 상징적 장으로서의 의미를 만공선사와 동시대 한국의 춤을 집대성한 한성준의 삶의 궤적을 통해 한국불교와 한국 춤의 근원을 조명했다. 

주경스님은 <택리지>의 “충청도에서 내포가 가장 좋다.”란 말을 통해 내포지역은 역사적으로 삼국시대 이래로 중국과의 교역을 통해 활발하게 문화 활동이 전개된 곳이며 또한 한국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탁월한 인물들이 많이 배출된 곳이란 점을 부각시켰다.

근현대 한국불교의 유수한 선사들이 모두 만공스님의 문하에서 수행 정진했고 그 수행의 장은 내포 수덕사였음을 지적한 스님은 “이곳에서 한성준은 약 3년간 머물며 조선 500년간 민초들과 함께 어우러져 온 불교적 전통을 접하고 그동안 배워온 기예를 정리하여 춤과 장단의 원리와 조화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명무 한성준-한영숙과 내포의 불교문화’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성준-한영숙으로 이어지는 춤의 계보와 미학적 특징을 조명하며 이들 전통에 스며있는 내포지역 불교문화의 예술적 영향을 살폈다. 성 교수는 한성준-한영숙으로 이어지는 승무에 특히 주목하며 “승무는 그 명칭 자체와 가사와 장삼, 고깔 등과 같은 복식과 소품을 사용하고 북 가락이 절에서 치는 법고 가락과 일치한다는 점을 들어 불교의 영향이 심대하다.”고 주장했다.

성 교수는 “한성준은 원래 승무의 유래에 각인되어 있는 여러 가지 주제를 탈각시키면서 시대 변화에 맞게 무대양식화로 견인하면서 전통에 근대적 미의식을 투영하면서 독자적인 춤의 미학을 정립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그가 주로 쌍승무 혹은 4인무로 공연되던 것에서 독무로 양식화한 것은 시대 변화 속에서 전통춤의 미학적 핵심을 지키면서 새롭게 승화시키는 시도였던 것이며, 그런 점에서 한성준의 승무는 비단 불교와의 연관성에만 한정하기보다는 폭넓은 지평에서 역사적 연속성과 융합적 인식을 바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한성준의 이런 의도는 무용의 혁신적인 측면에 관심을 두었던 최승희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토론에는 윤광봉 일본 히로시마대학교 명예교수, 정승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이병옥 용인대 명예교수, 김복희 한양대 명예교수, 임학선 성균관대 석좌교수, 강춘애 동국대 교수 등이 참석해 종교, 예술, 지역성을 아우른 폭넓은 관점에서 한성준의 예술세계와 그가 남긴 춤 문화유산에 대해 논의했다.

이와 함께 오는 8월 21일과 22일에는 국립민속박물관과 공동주최로 국립민속박물관 공연장과 전통배움나눔터에서 한성준 춤 계보를 잇는 중앙의 명무와 지방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들이 함께하는 공연과, 한중일 3개국 학자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이 개최된다. 

또 8월 25일에는 천년고찰 폐사지인 가야산 보원사지에서 중앙과 지역무용인이 함께 꾸미는 야외춤판이 펼쳐진다. 12월에는 명무 한성준을 주제로 창설된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의 지난 5년 성과를 되짚어보는 학술포럼이 열리고, 한성준의 삶과 예술세계를 영상으로 기록한 ‘한성준영상다큐멘터리 상영회’가 마련된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충남 내포지역의 융숭한 불교문화와 일제강점기 소멸 위기에 처한 우리 춤을 집대성한 한성준 춤과의 영향관계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조명하는 뜻깊은 담론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준 선생이 훈령무를 추고 있는 모습.

■ 한성준은 누구인가?

100종목 전통춤 집대성한
근대 전통무악의 거장
만공스님과도 교분 나눠

근대 전통무악의 거장 한성준(韓成俊 1874~1941)은 충남 홍성의 세습무 집안 출신으로 8세 때 춤과 장단, 줄타기 등 민속예능을 익히고 내포 일대에서 활동하다가 서울무대에 입성하여 당대 최고의 명고수로도 명성을 얻었다. 판소리 명창들과 전국을 순회하며 왕성한 공연활동을 펼쳤고, 경성방송국 최다 출연자 중의 한 사람이었다. 국악 명인들의 북(鼓)반주로 유성기음반 취입에 참여하는 등 전통음악의 보급과 확대에 크게 공헌했다.

1930년대 후반에는 사라져가는 조선 춤을 보존 계승하기 위해 조선음악무용연구소를 창립하여 후진을 양성하며 약 100종목에 달하는 전통춤을 집대성하고 무대 양식화하는 업적을 남겼다. 한성준이 창안한 승무, 태평무, 살풀이춤, 학춤, 한량무, 훈령무 등은 오늘날 최고 전통춤으로 손꼽힌다. 한성준 문하에서 한영숙, 강선영, 김천흥, 이동안 등 걸출한 전통 춤꾼이 배출됐다. 또한 일본과 중국 만주에 진출, 동포들에게 민족혼을 일깨우는 등 ‘문화독립투사’로서 훌륭한 족적을 남긴 위대한 인물이기도 하다.

한성준은 17세 무렵 수덕사에 입산해 약 3년 여간 다양한 불교의 재의식을 접하고 춤과 장단을 연마해 기예를 숙성시켰다. 또 당대 최고의 선승 만공스님과 교분을 맺었으며 수덕사 대웅전 불사에 시주를 하는 등 불교계와도 인연이 깊다.

한성준의 춤 일체를 물려받은 손녀딸 한영숙(1989년 작고)이 ‘승무’(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로 인간문화재 반열에 올랐으며, 제자 강선영이 ‘태평무’(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예능보유자로 인간문화재가 됐다. 이애주 김매자 정승희 김숙자 정재만 조흥동 이현자 이명자 박재희 이은주 등이 이와 같은 계보 선상에 있는 대표적 춤꾼들이다.

한성준은 순수 전통춤 계열뿐만 아니라 근대 신무용의 대가 최승희, 조택원에게도 영향을 미쳤으며, 그 후속세대로 이어지는 김백봉, 송범을 비롯 그 아래 세대인 김매자 국수호 등 한국창작춤 세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늘의 한국 춤은 한마디로 한성준이라는 거대한 산맥 아래 있다고 할 수 있다.

성기숙 한예종 교수.

■ ‘한성준 조명사업 앞장’ 성기숙 한예종 교수

“80년대 중반 대학시절 전통무악의 거장 한성준을 접하고 연구해 오다 5년 전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을 창설해 지금까지 이끌어 오면서 한성준 선생을 평생화두로 연구해 오고 있습니다.”

명무(名舞) 한성준 선생 현창사업에 앞장서고 있는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 대표)는 오늘(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가진 학술세미나장에서도 주제발표와 행사주최 단체 인사말을 하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1990년대 초반부터 한성준에 대해 글을 연재하기도 했고, 1996년에는 5천여 만 원의 기금을 모아 2001년에 안성 태평무 전수관 앞마당에 춤비를 건립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그의 노력으로 2014년 한성준 탄생 140주년을 기념해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을 창설해 올해로 5년째 한성준 선생을 세상에 알리는 데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 사이에 한성준예술상이 제정됐고, 그의 생일인 6월 12일을 기념해 ‘한국무용의 날’도 제정됐다.

“우리의 전통춤을 논하는 데 한성준 선생은 독보적인 업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 성 교수는 “불교와 인연이 깊은 한성준 선생의 춤과 불교문화가 심층적으로 연구돼 우리의 역사문화 유산으로 길이 남게 하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여태동 기자  tdye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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