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높은 곳에 매달려 부처님오신날 봉축 분위기를 돋우던 연등이 땅으로 내려오고 있다. 매달 때는 주변을 지나는 이들도 와~ 하며 한참을 쳐다보며 찬탄한다. 하지만 내려오는 연등에는 눈길조차 주는 이가 드물다. 볕이 강할 때는 옅은 그늘을 내려주기도 하고, 비 오는 날에는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켰으며 어둠이 찾아오면 다시 도량을 밝혔다. 소임을 마친 연등은 색이 바라고 물러져 너덜거린다. 그 연등의 공덕에 감사하며 두 손 모아 합장해본다. 

[불교신문3399호/2018년6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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