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가 지녀야할 가치관은 무엇인가

모든 이들이 다 부처님이며 
모두 평등하다는 십지법문
6종18상 환호성으로 호응

우리가 불교를 신행하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다. 행복해지는 법이 세상에 많이 있지만 부처님 가르침이 우리에겐 자리이타(自利利他)라는 가장 확실한 행복한 삶의 길을 보여줬기 때문에 위로는 부처님의 깨달음 찾고, 아래로는 삶에 지친 중생을 돕는 상구보리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生)의 길을 가는 것이다.

모든 이들은 다 평등하게 다 부처님의 성품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축생이든 인간이든 언젠가는 불성(佛性)을 개발시켜 성불할 수 있다는 약속과 같은 것이다. 우리는 이 희망의 메시지를 수기(授記)라 부른다. 당신은 나의 부처님, 나는 당신의 부처님, 우리 모두는 부처님임을 확신하고 있는 그 마음이 바로 불자가 지녀야 할 가치관이다. 

제15 ‘십주품’이 바로 불자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내용이다. 보살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수행하며 부처님의 집에 머물 수 있는지 알려주는 품이다. 그에 따른 10가지 방법을 통해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을 형성해나가도록 권유하고 있다. 설법을 주도하는 법혜보살이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보살무량방편삼매에 들었다가 일어나, 자신이 본 무량하고 넓은 부처님의 집이 바로 보살이 머물러야 하는 곳임을 전하고 싶어 한다. 정법에 대한 믿음은 언제나 보살행을 기본으로 한다. 보살수행자가 부처님을 향한 십신(十信)의 믿음을 지니고 부처님의 집에 머물기(住) 위한 10가지 수행법인 십주(十住)를 실천할 때는 언제나 마음의 해탈문을 어떻게 열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청정(淸淨)이다. 맑고 청정한 수행자는 모든 번뇌를 사라지게 하여 마음의 해탈문이 저절로 열리는 것이다. 부처님은 중생을 광명으로 구제하는 가피(加被)를 항상 준비하고 계시다가 중생이 보살의 길을 열심히 따라 가는 그 때 모습을 나투어 행복의 가피를 내리신다. 보살도라는 청정한 수행이 공덕을 이룰 때 가피가 오는 것이다. 

법혜보살은 삼매 속에서 이 모든 것을 알게 되자 함께 수행하는 이들에게 이 모든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먼저 부처를 이루신 제불보살들이 모두 법혜보살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 많은 손들은 하나의 손이 되어 법혜보살의 이마를 어루만지며 마정수기를 하자 법혜보살이 선정에서 깨어나 보살의 10가지 머묾에 대해 설법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수행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지녀야 할 것인가. 첫째 초발심주(初發心住)에서 지혜를 내는 마음을 간직하며, 둘째 치지주(治地住)에서는 청정이 자리 잡도록 다스리는 마음을 일으키고, 셋째는 수행주(修行住)로 존재의 실상을 보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넷째는 생귀주(生貴住)로 존재자체가 부처님임을 아는 마음을 일으키고, 다섯째는 방편구족주(方便具足住)로 중생에게 이로움을 주는 방편을 다 갖추는 마음을 간직하는 것이다. 여섯째는 정심주(正心住)로 굳건하고 견고한 믿음을 지닌 마음을 간직하고, 일곱째는 불퇴전주(不退轉住)로 누가 뭐라 해도 흔들리지 않고 어떤 장애에도 굴복하지 않는 마음을 간직하며, 여덟째는 동진주(童眞住)로 순수하고 청정한 마음자리를 지니는 것이며, 아홉째는 법왕자주(法王子住)로 보살도를 실행하며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마음을 지니고, 열째는 관정주(灌頂住)로 모든 능력을 인정받고 자격을 충분히 지닌 마음을 지니는 것이다.”

법혜보살이 십지법문을 마치고 나니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시방의 각각 1만 부처님의 세계, 미진수 같은 부처님의 세계가 6가지로 진동했다. 흔들흔들, 두루 흔들흔들, 전체가 다 흔들흔들했고. 들먹들먹, 두루 들먹들먹, 전체가 다 두루 들먹들먹했다. 울쑥불쑥, 두루 울쑥불쑥, 전체가 울쑥불쑥, 우르르, 두루 우르륵, 전체가 두루 우르륵! 와르륵, 두루 와르륵, 전체가 두루 와르륵. 와지끈, 두루 와지끈, 전체가 두루 와지끈! 생각만 해도 신명이 난다. 마치 천지가 개벽한 것처럼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이제는 알게 됐다. 모든 이들이 다 부처님이며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는 것을, 이 가르침이 바로 불자의 가치관이 되는 것이다. 어떻게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불교를 수행할 것인가? 당연히 일체중생은 바로 일체 부처님임을 받아들이고 공양 공경하는 일이다. 이 위대한 가르침을 이해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순간, 온 산하대지가 감동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갈 길이 보이는 사람들의 행복한 환호성이 바로 이 6종 18상이다. 

[불교신문3398호/2018년6월9일자] 

원욱스님 서울 반야사 주지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