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노위,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추모 기도회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국립5.18 민주묘지와 광주 망월동 구묘역 등지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희생자 추모 기도회’를 봉행했다. 사진은 아미타 정근을 하며 묘역 전체를 일일이 돌며 묘소마다 깃든 열사들의 영혼을 위무하는 모습.

종단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38주년을 앞두고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희생당한 영령들을 위로하고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데 앞장서고 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스님, 이하 사노위)는 오늘(5월17일) 국립5.18 민주묘지와 광주 망월동 구묘역 등지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희생자 추모 기도회’를 봉행했다.

기도회는 1980년 5월18일부터 신군부 세력의 집권을 거부하고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요구하며 항쟁했던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자리로 종단 차원에서 처음 마련해 의미를 더했다.

추모탑 앞에서 희생영령을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는 모습.
아미타 정근을 하며 묘역 전체를 일일이 돌며 묘소마다 깃든 열사들의 영혼을 위무하는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 모습.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추모사를 대독하는 사회노동위원장 혜찬스님 모습.

이날 참석한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혜찬스님을 비롯해 부위원장 혜문·지몽스님, 위원 우담·대각·용주스님 등 10여 명은 5.18민중항쟁 추모탑 앞에서 헌향·헌화에 이어 묵념과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희생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사노위원장 혜찬스님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5.18의 고귀한 희생의 오늘의 민주화와 평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불교계도 이 뜻을 이어받기 위해 열심히 정진할 것”을 강조했다.

고 김동수 열사의 묘소 앞에서 열사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기도를 올리는 모습.
김동수 열사의 어머니 김병순 여사는 연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은 지몽·우담스님의 집전에 맞춰 아미타 정근을 하며 1묘역 전체를 일일이 돌며 묘소마다 깃든 열사들의 영혼을 위무했다. 스님들의 염불과 청아한 요령소리가 모아져 묘역에는 엄숙함이 감돌았다.

스님들의 정진은 고(故) 김동수 열사 묘소에 멈춰 섰다. 김동수 열사는 5.18민주화 운동 당시 조선대학교 2학년 학생으로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광주·전남지부장을 소임을 맡고 있었다. 김 열사는 시민군 최후 항전지인 전남도청에서 항쟁을 펼치다 대불련 배지와 염주를 유품으로 남긴 채 목숨을 잃었다.

영혼을 위로하는 스님들의 기도소리에 김동수 열사의 가족들은 연신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었다. 김동수 열사의 어머니인 김병순 여사(83)는 “멀리서 이렇게 스님들이 오셔서 아들을 위해 기도를 해줘 고맙다”면서 “꼭 살아생전에 5.18 민주항쟁 진상규명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아미타 정근을 하며 묘역 전체를 일일이 돌며 묘소마다 깃든 열사들의 영혼을 위무하는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 모습.
아미타 정근을 하며 묘역 전체를 일일이 돌며 묘소마다 깃든 열사들의 영혼을 위무하는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 모습.
아미타 정근을 하며 묘역 전체를 일일이 돌며 묘소마다 깃든 열사들의 영혼을 위무하는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 모습.

이밖에도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은 2묘역과 고(故) 이한열 열사 등이 안장돼 있는 망월동 5.18 구묘지로 자리를 옮겨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사노위원장 혜찬스님은 “항상 이곳에 오면 가슴이 먹먹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살아 있는 사람들이 5.18영령들의 뜻을 이어받아 해야 할 일들을 꼭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유가족들의 한을 풀기 위해서 더 노력하겠다”고 소회를 말했다.

고 김동수 열사의 묘소 앞에서 열사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기도를 올리는 모습.
고 김동수 열사의 어머니 김병순 여사(가운데)를 위로하는 사노위 부위원장 혜문스님(왼쪽) 모습.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운데)를 위로하고 있는 사회노동위원 대각스님(왼쪽) 모습.

한편 종단은 앞서 지난 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2층 공연장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5.18 힌츠페터 스토리’ 특별시사회를 개최했다. ‘힌츠페터 스토리’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이자 민주화 운동의 참상을 알린 인물로 알려진 독일 기자 힌츠페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이날 시사회에서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다시는 5.18 같은 비극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역사를 바로 세우는 데 불교계가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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