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과 남달랐던 부처님
태어남부터 중생구제 사자후
고통과 불행에서 탈피하려면 
수행 자비행 열심히 연습해야

부처님 오심을 기다리고 찬탄하는 이유는 많이 있을 것이다. 그 중 하나는 보통 사람과 남달랐던 ‘무언가’ 때문일 것이다. 부처님의 삶은 우리와 많이 달랐다. 부처님은 태어남부터 남달랐다.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신 부처님께서는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은 후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삼계개고 아당안지(三界皆苦 我當安之)” 사자후를 토하셨다.

‘천상천하에 홀로 존귀하다. 세상의 모든 것이 고통 받고 있으니 내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는 탄생게는 태어나면서 부터 중생구제 원력을 품으신 석가모니부처님의 자비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청소년 시절 한 해의 농사를 시작하며 풍작을 기원하는 농경제에 참석한 부처님께서는 땅속에 숨어 있던 애벌레들이 꿈틀거리며 기어 나오다 새에게 낚아채는 모습을 보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 죽음과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로인한 고통과 그 고통에서 건져내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한 깊은 사유에 들어갔다. 범부들은 쉽게 지나칠 일을 부처님께서는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셨다. 이는 고통에서 구제하겠다는 깊고 큰 자비심으로 부터 나왔다.

성인이 된 부처님께서는 출가의 큰 계기가 되는 ‘사문유관’을 경험한다. 동쪽 문을 나섰을 때 만난 늙고 나이든 사람을 통해 변해가는 삶과 그 고통을 사유하였으며, 남쪽과 서쪽 문에서 만난 병자와 망자에게서 늙어감과 병듦 죽음의 고통을 인식했다. 그리고 또 자비심을 일으키고 태어나서 세상을 향해 처음으로 토했던, ‘세상에서 고통 받는 이를 편안케 하겠다’는 뜻을 다시 새기셨다.

부처님께서는 마지막 북쪽 문에서 출가자를 보고 출가와 수행을 통한 고통의 극복과 깨달음을 통해 세상에 자비와 평화를 실현하겠다는 뜻을 세운다. 그리고 멀고 긴 수행의 길에 나섰다. 부처님께서는 열반의 기쁨을 얻은 뒤에도 중생을 살피셨다. 쉽지 않은 중생교화의 길, 자비실현의 길, 지혜의 길을 오직 생명유지에만 급급한 이들이 깨달을 수 있을까? 머뭇거리셨지만 일찍부터 세웠던 원력을 생각하고 전법의 길을 나설 뜻을 굳혔다.

그 때 천신이 나타나 “성자여, 생존의 바다를 스스로 건넜으니, 고뇌에 잠긴 군생을 구하소서. 좋은 상인이 재물을 베풀 듯이 남에게 덕을 나누어주소서”라고 간절한 청을 올렸다. 여든에 열반에 드실 때 까지 ‘중생의 이익과 안락’을 위한 중생구제의 길을 마다하지 않으셨다. 이렇듯 자비심은 부처님 삶에서 주요 고비마다 방향을 설정하는 가장 크고 중요한 지침이었다.

탄생과 성장, 출가와 깨달음 이후의 삶에서 자비심은 부처님의 가장 중요한 성품으로 자리 잡았다. 자비심의 반대말은 ‘무자비’이다. 잔혹한 범죄자들의 행동을 일컬을 때 주로 쓰는 이 표현은 듣기만 해도 섬찟하다. 다른 사람의 고통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남의 재산이나 생명을 빼앗고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오히려 정당화하는, 이같은 무자비한 행동이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 까지 불행에 빠트린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에게는 자비심이 있다. 다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무자비가 불행과 고통이라면 자비는 행복과 안락이다. 불행과 고통에서 벗어나 나은 삶을 원하면, 마음 속 자비심을 끌어내야 한다. 그러자면 연습이 필요하다.

연습이 바로 수행이다. 수행과 함께 자원봉사, 보시도 병행해야한다. 연습을 통해 이끌어낸 자비심이 삶의 지침이 되고 행동의 기준이 되면 탄생부터 남달랐던 부처님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불교신문3394호/2018년5월19일자] 

묘장스님 논설위원·조계종사회복지재단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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