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국제교육센터에서 손 씻기 위생 실습을 하는 아이들.

지구촌공생회가 캄보디아 마을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우물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만약 이 질문에 대해 머뭇거렸다면 지금부터 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친구가 선물해준 연필을 잘 쓰다가 다 써서 깎아야 한다면 내가 스스로 깎아서 쓰겠죠? 우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지구촌공생회 캄보디아지부가 식수환경이 열악한 캄보디아 마을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우물의 주인은 바로 마을 주민들입니다.

그런데 간혹 우물 사후관리를 위해 마을 주민들을 만나다보면 우물의 주인을 지구촌공생회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몇몇 주민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대수롭지 않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이 우물에 대해 주인의식을 가질 때 비로소 제공된 우물이 진정으로 그들 것이 되고, 그들 스스로 우물을 더 청결히 가꿈으로써 쾌적한 식수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인의식이 참으로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역시 창원시 식수환경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캄보디아 내 깜퐁주 및 따께오주 소재 총 57기 우물 대상 1·2·3차 우물관리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1차 교육은 지난 3월15일 깜퐁주 몬 마을 내 파고다에서 열렸으며 2차 교육은 3월19일 오전 따께오주 내 창원국제교육협력센터에서, 3차 교육은 같은 날 오후 뜨러빼앙뜨라우 금산사 초등학교에서 진행했습니다. 

1차 교육에서는 약 40여명의 우물 매니저와 마을 주민들에게 ‘주인 된 의식’에 대해 설명했고 스스로 우물에 관심을 가지며 꾸준히 가꿔야 하는 이유에 대해 교육했습니다. 또한 우물이 고장 났을 때 수리업자의 도움 없이 스스로 수리를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 교육했습니다. 우물 사용자들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 셈이죠.

2·3차 교육은 각각 창원국제교육협력센터와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어린 학생들과 일부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아직 위생관념이 뚜렷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손 씻기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재미와 교육적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습니다.

캄보디아 지부의 식수사업은 단순히 우물을 제공하고 사후관리를 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캄보디아 마을 주민 본인들이 사용하는 우물이 어느 NGO단체의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들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주인의식을 고취시킬 것입니다. 또한 위생관념을 세워 청결한 환경을 일굴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불교신문3393호/2018년5월16일자] 

조은정 지구촌공생회 캄보디아지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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