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北조불련과 '남북공동발원문' 발표…'자주통일' '평화번영' 서원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본부장 원택스님(사진)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측 조선불교도연맹과 함께 불기2562년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 봉독할 남북공동발원문을 발표했다.

조계종, 북 조불련과
‘남북공동발원문’ 발표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 맞춰
남과북 모든 사찰에서 일제히

향후 민간교류 차원 사업은
신중하게 전체적 흐름과 함께

지난 4월 남북 정상이 11년 만에 손을 맞잡으며 종전(終戰)선언·평화협정 추진을 골자로 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는 등 관계가 호전되는 가운데, 남과 북의 불자들도 부처님오신날 공동발원문을 한마음으로 봉독하며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을 서원한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이사장 설정스님, 총무원장)는 오늘(5월1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분과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측 조선불교도연맹과 함께 불기2562년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 봉독할 남북공동발원문을 발표했다.

민추본은 최근 두 차례(4월18일, 5월8일) 북측 조불련에 전문을 보내 ‘부처님오신날 봉축 남북합동 점등법회 봉행’과 ‘남북공동발원문 채택’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조불련은 지난 9일 "남과 북 모든 절에서 부처님오신날 동시법회를 봉행하자"며 공동발원문 초안이 들어있는 회신을 보내왔다. 이로써 지난 2015년 '8.15 남북불교도동시법회' 이후 3년 만에 남북공동발원문이 합의됐다.

이번 공동발원문에서 남북 불자들은 “분열과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나갈 것을 천명한 판문적 선언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며 “자기의 주인은 자신이라고 가르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판문점선언을 민족공동의 통일강령, 자주통일의 법등으로 높이 들고 실천행에 용맹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남북공동발원문은 오는 22일 남과 북 모든 사찰에서 봉행되는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일제히 봉독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본부장 원택스님은 “이번 발원문은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이후 순수민간차원 사회문화 분야에서 시작한 첫 교류”라며 “앞으로 남북불교교류사업을 재개하고 추진하는데 긍정적인 신호”라고 공동발원문 채택 의미를 강조했다.

또한 민추본은 향후 남북불교교류 전망과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민추본은 이 자리에서 향후 남북불교교류 전망과 계획을 밝혔다. 현재 남북관계가 민간차원 교류는 잠시 보류한 채 당국 차원의 대화를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 교류 재개는 전체적 흐름과 함께하겠다는 입장이다.

본부장 원택스님은 “지난 11일자 북측 조불련에 전문을 보내 ‘판문점 선언’이후 남북불교도들의 역할과 과제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가까운 시일 내에 개최할 것을 제의한 상태”라며 “빠르게 남북관계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민간차원 교류는 6·15민족 공동행사 성사 이후에 재개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신중하게 향후 사업을 진행할 뜻을 내비쳤다.

다음은 부처님오신날 남북공동발원문 전문.

공 동 발 원 문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남과 북(북과 남)의 사부대중은 남과 북(북과 남) 모든 절에서 동시법회를 가지고 부처님 전에 삼가 발원을 올립니다.

이 땅에 부처님의 법등이 켜진지도 어언 1700년, 기나긴 역사의 갈피마다에서 우리 불교도들은 나라 위해 애국하고 겨레 위해 애족하며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난관을 이겨내는데 함께 하였습니다.

거룩하신 부처님!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최대의 고통은 분열고입니다.

얼마 전 남과 북(북과 남)의 정상분들은 분열의 상징 판문점에서 분열과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나갈 것을 천명한 판문점선언을 채택하였습니다.

대결과 분열의 역사를 마감하고, 이 땅에 평화의 새봄, 통일의 새 시대를 갈망해온 남과 북(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남북(북남)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을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우리 민족의 미래를 축복합니다.

자비하신 부처님!

평화의 새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 남과 북(북과 남)의 불교도들은 한마음 기울여 발원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자기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며 그 누구도 자기를 대신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확인한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은 남과 북(북과 남)이 함께 새로운 역사의 출발을 선포한 신호탄이며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자주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역사적 이정표입니다.

이것은 부처님의 가르치심에도 전적으로 부합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판문점선언을 민족공동의 통일강령, 자주통일의 법등으로 높이 들고 그 실천행에 용맹정진하겠습니다.

삼천리방방곡곡 이르는 곳마다에서 평화와 통일의 법음이 높이 울리게 하겠습니다.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가 차넘치게 하겠습니다.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통일보살이 되겠습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미래를 앞당기기 위한 애국애족의 실천행에 나선 남과 북(북과 남)의 사부대중에게 불은을 내려주십시오.

하루빨리 이 땅위에 현세 지상정토를 세우기 위한 우리들의 앞길에 자비광명을 주십시오.

뜻 깊은 이 순간이 우리 모두가 어엿한 통일보살로 거듭나는 소중하고 귀중한 순간이 되도록 가호를 내려주십시오.

한마음 한뜻으로 올리는 우리들의 서원이 원만성취되도록 우리의 앞길에 무량한 가피를 내려주십시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불기 2562년 5월 22일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조국통일기원

남북(북남)불교도동시법회》참가사부대중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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