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상사 강의

오가와 다카시 지음·이승연 옮김/ 예문서원

인도의 달마를 초조로 삼는 선불교는 참선수행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깨달음을 얻는 방법으로는 단계적으로 서서히 깨달아 가는 ‘점오’와 한순간에 모든 것을 깨닫는 ‘돈오’가 있다. 이 수행 방법에 의해 북종선과 남종선이 갈리게 됐다. 이후 북종선은 점차 쇠퇴했고, 혜능선사의 남종선이 ‘남악-마조계’와 ‘청원-석두계’로 나눠져 발전하다가 중당 이후 마조 도일선사의 선이 주류를 형성했다.

또한 당대의 선은 송대에도 큰 영향을 끼쳤으며, 그것을 잇고 비판하고 극복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때문에 송대의 선은 한마디로 말하면 선이 제도화된 시대이다. 선종이 국가의 정치, 경제, 문화, 제도 속으로 편입됐으며, 그것에 부응해 선종 내부의 체계나 수행형태가 제도적으로 정비됐다. 이때 깨달음을 얻기 위한 참선수행의 방법으로 간화선이 등장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선종사’를 전공한 오가와 다카시 일본 고마자와대 종합교육연구부 교수는 최근 펴낸 <선사상사 강의>에서 중국 선종 사상사의 흐름을 쉽게 명확하게 소개하고 있어 주목된다. 더욱이 독자들에게 강의하듯이 쉬운 문장으로 쓰인 이 책은 굵은 선으로 단 한 번에 완성한 그림처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선 사상사를 그려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송대선은 중국 본토에서는 새로운 사상적 발전을 갖지 못했지만, 고유의 언어나 문화의 벽을 넘어 동아시아 각지로 전파되어 나갔다”면서 “이 시기를 계기로 고려와 일본 등지에서 선불교의 모습이 갖추어졌으며, 20세기에는 일본을 통해 서구사회로까지 확산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선불교가 중국에 전래된 후 당대를 거쳐 송대에 정착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일본의 대표적인 선승의 생각을 기존의 사상과 대조시켜 한 눈에 알 수 있게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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