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기원 메시지를 낭독하는 불자들

국가무형문화재 122호 연등회가 24년 만에 우중(雨中)에 봉행되는 가운데, 1만여 불자들이 남북화해와 세계평화를 기원했다. 오늘(5월12일) 동국대 대운동장에서 열린 어울림마당에는 1만 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관불의식과 법회가 봉행됐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장 설정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은 개회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오래 닫혀있떤 민족간 빗장이 풀리고 있다”며 “북미정상회담으로 우리가 그리던 평화의 봄이 전 세계로 펼치고 있다. 온갖 이념과 편견이 만들어낸 장벽을 허물고 두루두루 행복한 대한민국을 건설한 주인공이 우리 민족 모두 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님을 믿듯 나 자신이 부처임을 믿고 본래의 청정심을 회복해 진심을 다해 살아간다면 누구를 만나더라도 보살이요, 어디를 가도 불국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중앙종회의장 원행스님을 위시로 <붓다차리타(불소행찬)> 독송이 이어졌다. 붓다차리타는 인도 마명보살이 지은 것으로, 부처님 일대기를 노래한 것이다. 불제자들은 “여래가 이 세상에 출현하심은 해탈의 길을 열기 위해서이니, 중생의 결박을 능히 풀어주시고 나고 죽는 괴로움을 없애주시네. 중생이 괴로움의 바다에 빠져 갖가지 병을 물거품 삼고, 쇠하고 늙음을 큰물결 삼으며, 죽음을 바다의 큰물결 삼을 때 부처님은 지혜의 배 타고 오셔서 온갖 괴로움에서 건져 주시네”라고 찬탄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스님은 부처님오시날을 맞아 자비와 세계평화를 기원했다. “가족들과 이별한 이산가족의 반세기 세월이 더 이상 한민족 모두의 아픔으로 남지 않도록 한반도 평화의 주인이 되어 세상을 향기롭게 만드는 불자가 되겠다”며 “부처님의 크나큰 가피력이 세계평화와 인류행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지극한 정성으로 발원한다”고 말했다.

태고종 총무원장 편백운스님도 불자들의 염원을 담아 평화의 메시지를 낭독했다. “지난 4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지향하는 판문점 선언을 세계만방에 선언해 우리 민족 숙원인 화합을 꽃피우려 하고 있다”며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우리 불자들은 지혜와 자비의 밝고 힘찬 기운으로 꽃피우고 새우는 이 봄이, 진정한 평화의 봄, 상생의 봄, 번영이 시작되는 봄이 되도록 간절히 기원한다”고 발원했다.

법회를 회향 하고 오후6시10분경 동국대 총장 보광스님이 연등행렬 행진을 선언한다. 동국대를 출발한 불자들은 오후7시 종로5가 흥인지문에서 연등행렬을 시작한다. 인로왕번과 오방불번을 시작으로 취타대 사천왕 등과 주악천인등을 선두로 전통등과 북한전통등 행렬이 시작되며 봉행위원단과 중앙승가대학교, 석림회 스님들이 그 뒤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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