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보은 법주사, 해남 대흥사 네 사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확실하다고 한다. 지난 4일 문화재청은 “6월 개최되는 세계유산위원회에 앞서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이코모스)로부터 산사 일부 등재 권고 내용을 담은 최종 심사평가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로부터 통지 받았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1월 유네스코에 산사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해 이코모스의 심사를 받았다. 그 결과 한국의 산사가 7세기 이후 한국 불교의 전통을 오늘날까지 이어온 살아있는 종합승원이라는 점에 대해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인정받았다. 또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계획 등도 충분한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그간 등재를 위해 애쓴 종단 관계자와 정부에 감사를 전한다. 

다만 등재 신청한 일곱 사찰 중 봉정사, 마곡사, 선암사를 포함시키기 위해서는 추가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코모스가 심사평에서 역사적 중요성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거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제외할 것을 권고해 이를 보완할 과제가 남아있다. 세계유산 등재를 최종 확정하는 제42차 세계유산회의가 열리는 6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평가서에서 부족하다고 지적된 부분을 보완하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마지막 순간까지 종단과 정부의 노력을 당부한다. 

이번에 세계유산 등재를 권고 받은 산사는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 원형을 유지하면서 중국과 동아시아적 요소에다 한국 만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가람이다. 신라와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오랜 역사를 자랑하면서 한국불교의 통불교 사상을 현재까지 계승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까지 전통을 올곧게 계승하며 예불, 강학, 수행공동체 생활이 공존하는 종합 수행도량의 면모를 잘 갖추고 있는 점이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러한 점들이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권고 받았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한국의 산사가 한국인 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에게 인정받고 감동을 주는 보편성을 갖췄다는 의미다. 그래서 세계유산 등재는 불교계 만의 경사가 아닌 국가적 경사이며 명예다. 종단과 정부가 함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 영예와 더불어 유지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제약이나 불편한 점도 감수해야한다. 이는 사찰 종단의 노력만으로는 안된다. 국민들이 세계유산을 보유한 자부심을 갖고 만대에 걸쳐 유지되도록 함께 노력하고 보살펴야한다. 불자들도 우리 사찰의 아름다움과 역사적 전통, 세계적인 독창성 등에 대해 더 많이 알도록 공부하고 홍보하는 포교사가 되어야한다. 더 중요한 점은 세계유산에 등재되지 않는다 해서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든 사찰은 부처님 가르침을 예술로 형상화한 눈 앞에 펼쳐진 극락임을 알고 우리 모두 소중하게 여기고 받들어야한다. 

[불교신문3392호/2018년5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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