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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장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

서암 큰스님 법어집

서암스님 지음/ 정토출판

한평생 수행자로 산 선승
조계종 제8대 종정 스님

법문집, 회고록, 법문영상
열반 15주기 맞아 재출간

“폭력, 불교 가르침 아니다”
‘종정사퇴’ 입장 담겨 눈길

“공부하다 죽어도 좋다”고 서약하고 정진한 것으로 유명한 전 조계종 종정 서암스님의 열반 15주년을 기념해 기존 법문집과 회고록, 영상 등을 세트로 묶은 서암 큰스님 법어집>이 최근 출간됐다. 사진은 서암스님이 생전에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스님과 함께 찍은 사진.

“그 노장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 지난 2003년 세수 90세, 법랍 75년을 일기로 입적한 전 조계종 종정 서암스님의 열반송이다. 선승으로 이름을 날린 스님은 지리산 칠불암에서 도반과 더불어 “공부하다 죽어도 좋다”고 서약하고 정진한 수행담으로도 유명하다.

1978년 봉암사 조실로 추대돼 관광객의 출입을 금지시켜 엄격한 수행가풍을 진작해 봉암선원을 조계종 특별종립선원으로 만들었다. 1993년 12월 제8대 종정으로 추대됐지만, 이듬해 종단개혁 당시 불신임으로 재임 140일 만에 사임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조계종 원로회의는 2003년 5월 “서암스님은 불신임됐다거나 체탈도첩(멸빈) 등 종단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스님의 명예회복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서암스님의 열반 15주기를 맞아 그 동안 스님이 남긴 법어집 <그건 내 부처가 아니다>, <꿈을 깨면 내가 부처>, <그대 안의 부처를 보라>과 회고록 <그대, 보지 못했는가>, 특별법문 영상 등을 세트로 묶은 <서암 큰스님 법어집>이 세상에 나왔다. 이번 출간은 오래전 서암스님과 특별한 인연을 맺은 ‘국민멘토’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스님의 원력에 따른 것이다. 젊은 시절, 불교계의 현실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법륜스님은 1980년대 미국 LA의 작은 사찰에서 어른 스님을 만났다. 법륜스님은 한 노장의 이야기를 통해 불교운동이라는 이름에 매몰돼 있던 자신의 삶은 각성하고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됐다고 한다. 그 어른이 바로 서암스님이다.

첫 번째 법어집 <그건 내 부처가 아니다>는 서암스님이 생전 대중을 위해 법문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마음공부에 관심 있는 불자와 일반인은 물론 참선수행에 매진하는 스님들을 대상으로 한 법문도 실려 있다. 스님은 법문을 통해 심오하고 어렵다는 선수행의 핵심을 군더더기 없이 쉽고 명료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그리고 “불교의 가르침이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실, 진리를 말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참선을 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두 번째 법어집 <꿈을 깨면 내가 부처>는 대중이 묻고 서암스님이 답한 내용을 모아 엮은 문답형식으로 구성됐다. 스님은 “꿈 깨는 것이 불교”라며 중생은 업과 욕구에 끌려 멋대로 살고 있고, 스스로 자기 세계에 가둬져 있는 만큼 이를 터버리면 육체와는 상관없는 자기가 없는 본래자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세 번째 법어집 <그대 안의 부처를 보라>에서 서암스님은 삶과 불교가 서로 다른 것이 아님을 밝혔다. 그리고 “신통력을 부리거나 신기한 이치가 따로 있는 것이 불교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자기 인생을 밝혀나가는 것이 불교”라고 역설했다.

이와 더불어 회고록 <그대, 보지 못했는가>는 서암스님의 구술을 대한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소설가 이청 작가가 엮은 것으로 스님의 출가와 수행, 구도와 깨달음의 여정을 엿볼 수 있다. 특히 1994년 종단개혁 과정에서 발생한 종정 사퇴에 대한 스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주목된다.

스님은 “해방 이후 왜색화된 한국불교를 정화한다는 목적으로 불러들였던 폭력이 오늘날까지 불교발전을 저해하는 근본 요인”이라며 “비록 대의명분이 옳았어도 그 방식이 문제라면 불교입장에서는 정당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꼭 물리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단식, 집회 등 다중의 힘을 과시해 밀어붙이는 것은 폭력이며, 이 같은 방법은 세속의 방식이고, 불교의 가르침이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스님은 종단개혁 당시 대중의 힘과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것을 부정하고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내편, 네편으로 나눠 대중의 힘을 모으는 과정에서 “서암스님은 우리 편이 아니다”라는 오해와 더불어 ‘개혁의 대상’으로 몰아갔다는 것이다. 비불교적인 방법에 대해 불교적인 원칙을 제시하며, 종단을 사퇴하고 종단 밖으로 나갔다고 전하고 있다.

이밖에도 1999년 4월25일 서울 정토회에서 특별법문한 서암스님의 모습을 담고 있는 영상 DVD도 세트에 포함돼 있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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