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MBC PD수첩’이 종단과 스님들을 비방하는 방송을 내보낸다고 예고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MBC PD수첩은 지난 4월24일 차주 예고 방송에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스님들이 카메라를 막거나 도망가는 장면을 내보내 이를 지켜본 불자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이번 PD수첩의 예고 방송이 언론의 비판 기능을 넘어선 월권이며 종교 자유 침해라고 규정한다. 언론은 사회 비판을 사명으로 한다. 비판 대상은 종교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 PD수첩이 제기하는 의혹은 일반 언론이나 사법부가 다룰 사안이 아니다. PD수첩 측이 문제를 삼는 의혹은 우리 종단 내부에서 처리할 문제이지 일반 언론이 다룰 내용이 아니다. 과거 적광 사미에 대한 폭행 장면도 예고 방송으로 내보냈는데 이는 현 집행부와 관련이 없으며 그 사건은 이미 사법부 처리를 받았다. 그런데도 방송 화면으로 내보내 마치 현 집행부가 폭력을 행사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방송 의도와 시기도 문제다. PD수첩 측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 한국불교와 조계종단 내 산재된 의혹의 진상규명을 통해 종단 자정기능을 회복하는 방향을 모색하고자 방송을 준비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언론의 오만이다. ‘PD수첩’측이 불교계 자정을 위한다는 그 목적은 1980년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했던 전두환 신군부가 10·27 법난을 자행하며 내세웠던 ‘불교계 정화’와 정확하게 닮았다. 총과 군화가 카메라와 운동화로 바뀐 것만 다를 뿐 내세우는 의도와 목적은 같다. 불교계는 스스로 자정을 하지 못하는 부패 범죄 집단이므로 정의로운 군부 혹은 언론이 나서 이를 바로잡겠다는 오만한 자세가 정확하게 닮았다. 

신군부가 관여한 결과, 불교는 부패 집단으로 낙인 찍히고 존경받던 고승들은 하루 아침에 파렴치범과 범죄자로 국민과 신도들의 손가락질을 받게 됐다. 정화는 고사하고 불교계 혼란만 더 커졌다. 그 때와 닮은 것이 또 있다. 내부의 ‘정의의 사도’를 자처하는 자들이 외부세력을 끌어들였다는 사실이다. 10·27 법난 때도 법난을 기획하고 실행하는데 조력한 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옳고 불교를 사랑한다고 여겼지만 역사는 이들이 불교를 수렁에 빠트린 마구니였다고 말한다. 

불교는 정법을 수호하고 청정 승풍을 유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지켰다. 일제의 대처승화에 맞서 독신비구 전통을 지켰고 해방 후 일제 잔재를 없앴으며, 신군부의 10·27 법난에 맞서 종단을 지켜냈다. MBC가 아무리 종단을 흔들고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에 재를 뿌리려 해도 불교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불교신문3389호/2018년5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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