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쓸데 있는 연등회 미리보기

연등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전통문화축제다. 사진은 연등행렬에 참여한 어린이 불자들.

국가무형문화재 122호 연등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2일과 13일 이틀간 서울 조계사 우정국로와 종로 일대는 10만 등불로 수놓아진다. 통일신라시대 간등(看燈)으로 시작된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이제 세계인이 함께 하는 등축제로 자리매김한 연등회에는 세대와 국적을 불문하고 3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등행렬과 전통문화마당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작은 정보도 놓치지 말자. 연등회를 100배 즐길 수 있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연등회보존위원회는 12일 오후4시30분 동국대 운동장에서 열리는 어울림마당을 시작으로 동대문과 조계사까지 연등행렬을 한다. 연등행렬에는 어린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전 세대가 직접 만든 등을 들고 참여한다. 그동안 연등회보존위는 사찰이나 신도단체별로 ‘연등공방’을 열어 공동체정신을 갖고,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연등 제작법을 가르칠 수 있도록 했다. 

연등공방은 옛날 사찰에 있던 ‘꽃방’ 전통을 이은 것이다. 꽃방이란 사찰에서 재를 지내기 전 지화와 같은 장엄물을 준비하던 공간을 일컫는다. 보광동 등교육장에서 전수교육을 받은 신도들을 중심으로 재적사찰에 연등공방을 개설해 교육과 전승의 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신도들은 머리를 맞대고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행렬등과 장엄등을 만들었다. 또 아이들에게 등제작법을 교육하고, 연등을 활용한 문화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다.

연등행렬은 이렇게 불자들이 직접 만든 행렬등과 장엄등으로 장관을 연출한다. 연꽃등 초롱등 수박등 팔모등 등 전통등 외에도 약사여래불등, 옴마니반메훔등, 녹야전법상등, 연꽃수레등, 용등, 평화통일한반도등 스키점푸등 스노보드등 같은 장엄등이 등장한다. 애니메이션 로보카폴리의 등장인물인 폴리, 로이, 엠버, 헬리도 재미난 볼거리가 될 것이다.

어린이들도 마찬가지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만든 행렬등을 들고, 탑, 석등, 세계일화, 보리수 등 어린이용 소형 장엄등도 직접 끌며 축제를 즐긴다. 박상희 연등회보존위원은 “어린이들이 제 손으로 만든 등을 들고 연등행렬에 참여하면 스스로 주인공이 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세대로 전승되고 가족공동체 정신도 굳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4월27일 남북정상회담이 성공리에 마무리되고 북미정상회담까지 이어지며 한반도 평화에 훈풍이 불면서 북한 전통등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남한에선 전통등에 대한 기록이 문헌으로 전해지는 반면 북한은 1956년경 출간된 <북한의 공예>에 공예적 가치가 있는 전통등 그림이 수록돼 있다. 책에 실린 이미지를 토대로 재현한 연꽃수박등, 학등, 물고기등, 호로등, 사자등 등 19점을 볼 수 있다. 화려한 연등물결은 오후9시부터 이어지는 회향한마당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전통모습 간직한 북한등 비롯
어린이도 직접 만든 등 들어
전 세대 아우르는 등축제 열려

오감만족 프로그램 즐비한
전통문화마당에도 관심 쏠려
불교문화 일반과 나누는 장

지난 4월25일 열린 봉축탑점등식

13일 낮부터 안국동 로터리에서 종각사거리까지 이어지는 우정국로에는 전통문화마당이 열린다. 먹거리, 청춘, 전통, 국제불교, 나눔, NGO 등 6개 마당에 130여 개 부스가 들어서, 불교문화와 우리 전통문화를 보고 즐길 수 있는 장을 펼친다. 

먹거리마당에서는 전통적인 사찰음식과 함께 채식에 대한 선입견을 벗고 채식의 맛을 알려줄 음식들이 선보인다. 한국채식연대가 비건베이킹을, 밀양 정각사가 티 타임에 맞는 차와 빵을 준비한다. 

청춘마당에서는 젊음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대학생 명상 모임인 ‘유스메디테이션’이 올해 처음 참가해 2030 청년들과 명상의 즐거움을 나눈다. 절오빠 절언니는 연등회의 생생한 현장을 인터넷으로 중계할 계획이다. 또 불교환경연대는 ‘버들피리 경연대회’를 열어 도심서 자연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다.

전통, 나눔마당에서는 지화연꽃만들기, 멸종동물보호 종이모형 만들기, 천연염색, 인경탁본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전통문양 그리기, 나만의 컵 만들기, 연꽃손거울, 오르골 만들기와 시대별 의상체험 부스도 세워진다.

국제불교마당에서는 일본, 대만, 태국, 스리랑카, 미얀마, 네팔, 베트남, 몽골, 티베트 불교를 만날 수 있다. NGO마당에서는 아름다운동행, 승가원, 더프라미스, 생명나눔실천본부 등이 기관홍보와 체험프로그램을 동시에 진행한다. 병원법당 지도법사 스님들이 주축이 돼 ‘웰빙, 웰다잉, 웰 리버스’를 주제로 버킷리스트 작성하고, 심리검사 등을 진행한다.

공평동과 안국동 무대에서는 오후7시까지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다양한 민속공연이 열리는 공평동 무대에서는 올해 처음 각설이놀이가 선보인다. 풍물놀이 중 하나인 진풀이는 지난해 인기에 힘입어 대규모로 확대됐다. 

안국동 무대에서는 세계불교와 어린이 청소년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서울네팔법당, 스리랑카 마하보디사, 베트남불교 원오도량, 태국 불자들, 대만 불광산사 자항유아원 어린이들이 각국의 전통문화를 선보인다. 또 조계사 어린이 청소년 밴드 경연 외에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가 주최하는 청소년 음악놀이 페스티벌도 열린다.

연등회보존위는 “전통문화마당은 나눔의 장으로 종교를 뛰어넘어 일반 시민과 외국인에게 우리 전통과 불교문화를 소개하고 공유하는 자리”며 “세대를 넘어 가족 친구 연인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청년층과 가족단위 프로그램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전통등 가운데 사자등
북한전통등 가운데 호로등
5월13일 전통문화마당 행사배치도

[불교신문3389호/2018년5월2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