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MBC PD 수첩에서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조계종 내부의 각종 의혹에 대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데 대해 본지가 최승호 대표이사(MBC 사장)에게 공식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끝내 거부했다.

특히 과거 최 사장은 뉴스타파 PD시절 지난 2017년 9월14일 청계천 소라광장에서 열린 적폐청산을 위한 문화예술 집회에 참석해 “공영방송이 복원되면 MBC에서 자승 원장(전 조계종 총무원장) 특집 방송을 내보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최 사장이 인터뷰를 거절함에 따라 자신이 한 개인적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공영방송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본지는 PD수첩이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3대 의혹’의 예고편을 공개한 직후인 지난 4월25일 ‘최승호 대표이사 인터뷰 요청의 건’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어떻게 이번 특집을 기획하게 됐는지에 대한 경위 △비위전력이나 의혹이 있는 등 그간 종단에 적대적이었던 인사들에게서 들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보도를 강행하려는 이유 △지금 추진하는 프로그램이 작년 9월 종단에서 제적된 명진스님도 참석했던 적폐청산 집회에서 공언한 것을 지키기 위한 것인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종단 차원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기원하는 상황에서 정확히 확정되지 않은 사안을 묶어 보도하는 프로그램이 공공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보는지 등 프로그램과 관련된 주요 질의내용도 담았다.

그러나 최 사장과의 인터뷰는 MBC 측의 거부로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PD수첩 보도에 대한 불교계 안팎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MBC 측이 성의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아 해당 프로그램을 둘러싼 의혹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본지는 사안의 급박성을 고려해 공문을 보낸 당일인 4월25일 비서실을 통해 수신여부와 진행경과를 확인했다. 질의에 대한 답변을 사장으로부터 직접 듣고 싶으니 빠른 시일 내 인터뷰 날짜를 확정해 달라고 수차례 비서실에 연락했지만 “공문을 사장님께 전달했다”는 애매모호한 답변만 돌아왔다.

이후 신문 제작 당일인 4월27일 오전에도 비서실에 연락했지만 “(해당 사안은) 시사부서 쪽에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다 강지웅 PD수첩 책임프로듀서가 같은 날 오전 본지 취재기자에게 연락해 “사장과 상관없는 일이니 (인터뷰를) 거절 하겠다”고 통보했다. MBC 사장이 모든 프로그램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지만 즉답을 피했다.

이처럼 구체적인 이유 없이 인터뷰를 최종적으로 거부함에 따라 이번 방송이 최 사장의 개인적 사심에서 비롯된 것인지 공적인 이익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원색적인 의혹 제기로 시청률 올리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총무원 기획실장 금산스님은 “종단은 최승호 사장이 자신의 발언을 이행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된 방송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취재 과정에서 근거 없는 의혹들로 종단을 비방하고 있는 해종 단체들과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정황들이 확인되고 있어 더욱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또 “무분별한 의혹수준의 황색저널리즘식 방송을 중단하지 않고 강행한다면, 종단이 취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여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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