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승 단기출가 등 불교계 어린이 행사 다채 

동자승 단기 출가는 불연의 씨앗을 심어줌으로써 부처님 가르침을 평생의 삶의 좌표로 삼는 뜻 깊은 행사이자 사찰에 활력을 주는 재미난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조계사 동자승 단기출가 ‘보리수 새싹학교’ 삭발·수계식. 불교신문 자료사진. 

조계사 봉은사 신흥사 내원정사 등
전국 사찰 동자승 단기출가 비롯해
복중 태아, 영유아 수계법회 활발

삭발염의 동자승들 사중생활하며
예불 참석, 불교교리 배우고 익혀
경찰서 등 대내외 홍보역할 톡톡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이 다가오면서 전국 곳곳에서 맑고 밝은 모습의 천진불(天眞佛)이 눈에 띈다. 꾸밈이나 거짓 없는 자연 그대로 깨끗하고 순진한 모습, 그야말로 ‘천진’ 그대로의 어린이들이 천년고찰 곳곳을 누비는 모습이 사찰에 활력을 더한다. 자그마한 몸에 가사장삼을 수하고 장난기 가득 웃는 까까머리 동자승(童子僧) 모습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때를 씻게 한다. 

이전에는 어린 나이에 출가하는 동진출가가 많았지만 지금은 찾기 힘들다. 어린 시절 부처님을 접하면 그 기억이 평생 간다고 하는데 아쉬운 변화다. 때문에 각 사찰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해 복중 태아에게 불연의 씨앗을 심고, 적게는 5세부터 많게는 7세까지의 어린 아이들에게 단기 출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근인연(善根因緣)을 심어주고 어린 시절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선사하려는 각 불교계 움직임이 분주하다.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는 앞서 지난 23일 경내 4층 대법당에서 동자승 삭발 및 수계식을 봉행했다. ‘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를 슬로건으로 내 건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 일환으로 열린 이번 ‘동자승삭발 및 수계식’에는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부설 참좋은유치원에 재학 중인 원생 10명이 동참했다.

동자승 단기 출가의식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삭발과 함께 수계를 받고 사찰에 머물며 스님들 일상 생활과 참모습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앞으로 20여 일 남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열리는 모든 대내외 행사에도 사부대중과 함께 뜻 깊은 일에 동참할 예정이다. 동자승 삭발 및 수계식에서 계사를 맡은 한국불교대학교 대관음사 서일스님은 “어린불자가 가질 수 있는 꿈과 희망을 세상에 전하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전해 전법에 앞장서 불국토를 만드는 것과 같다”며 동자승 단기 출가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한국불교 총본산 서울 조계사도 오는 5월2일 오전11시 경내서 ‘동자승 단기출가 삭발 수계식’을 개최한다. 최종 면접을 통과한 동자승들은 이미 두 번에 걸쳐 스님들 지도 아래 적응교육을 마쳤다. 30일 입방을 마치고 나면 삭발수계식에 이어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는 각 법회와 행사에 참여하게 된다. 

오는 5월8일 오후3시에는 한반도 평화의 상징 경기 파주에 위치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법당 무량수전을 방문한다. 동자 스님들이 직접 ‘화합과 평화의 발원문’을 봉독할 예정이며 ‘도라산 전망대’ 등을 둘러보는 시간도 갖는다. 동자승 단기 출가에 앞서 조계사는 지난 15일 유아, 어린이, 청소년 연합 수계법회를 통해 한국 불교 미래세대가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조계종 제3교구본사 신흥사도 오는 5월3일 오후1시 경내 극락보전에서 동자승 단기출가 수계법회를 진행한다. 신흥사복지재단 산하 어린이집 원생을 포함해 지역에서 추천된 동자승들은 오계를 수지하고 스님으로부터 직접 법명을 받는다. 삭발과 연비의식을 모두 마친 신흥사 동자승들은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치러지는 5월22일까지 경찰서를 비롯해 지역 기관과 복지시설을 방문해 봉축 분위기를 한껏 고취시키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그밖에도 부산 내원정사가 오는 5월15일 동자승 단기 출가 행사를 앞두고 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아동미술큰잔치 참가 아동이 연등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엄마 뱃속에서부터 부처님과 인연을 맺어주는 특별한 행사도 다채롭다. 서울 불광사는 지난 22일 경내서 복중 태아인 0세부터 3세까지의 유아,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제4회 불광유아수계법회’를 개최했다. 아이들 이마를 청정수로 어루만지는 관정의식을 통해 어린 시절 맺은 부처님 인연으로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하길 기원하고 부처님 제자임을 증명하는 수계증도 함께 수여했다.

서울 봉은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오는 28일 오후2시 경내 법왕루에서 '제7회 유아수계법회'를 봉행한다. ‘부처님께서 미래에 부처가 될 사람의 이마를 어루만졌다’는 <본생담>에 기반을 두고 진행되는 봉은사 유아수계법회에는 복중 태아에서부터 3세 이하의 영유아, 미취학 아동 등 100여 명이 참여한다. 해인사와 통도사, 송광사 등 삼보사찰에서 직접 가져온 청정수와 봉은사 청정수를 합치는 합수의식으로 시작해 주지 스님이 청정수로 아이의 이마를 어루만지는 ‘마정수기’에 이어 계를 받는 의식이 치러진다.

상상과 동심 가득한 어린이 불자들의 글과 그림 솜씨를 엿볼 수 있는 경연대회로 마련돼 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오는 5월 중 서울 조계사 경내와 우정총국 일원에서 ‘맑고 밝고 향기로운 우리들 세상’을 주제로 아동미술큰잔치를 개최한다. 그림 그리기 주제는 ‘내 마음 속 부처님’,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산하 40여 개 어린이집과 유치원, 보육시설 원생들이 참여해 아이들 눈으로 바라본 부처님 모습을 재기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그밖에도 연꽃 컵등 만들기, 나만의 단주만들기, 페이스 페인팅과 소원지 적기 등 다양한 불교문화 부스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사단법인 동련은 오는 5월26일까지 5세에서 13세까지 어린이를 대상으로 제34회 전국 연꽃문화제를 개최한다. 연꽃문화제는 글짓기와 그리기 2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올해 시제는 ‘나의 행복’, ‘칭찬’, ‘기도’ 등 3가지다. 문화제는 △강릉 4월28일 향기공원 일대 △광주 4월29일 동강대학교 체육관 △부산 5월12일 부산시민공원 △울산 5월14일·5월22일 정토사 △대구 5월22일 덕암사 △밀양 5월26일 용궁사 등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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