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49재’라고 별도로 부르지 않고 공덕 쌓고 영가 제도하는 ‘불사’ 진행

경전독송, 참법, 수륙재, 보불 등
다양한 방편 통해 ‘영가 천도’해

한국에서는 돌아가신 불자들을 위한 49일 천도재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재를 지낸다는 건 불자로서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돌아가신 분을 위해서 극락왕생을 기도하며 재를 인도하는 사찰의 스님들과 함께하는 신행활동으로 느꼈습니다. 또한 재를 모시는 과정에서 유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위로 받고, 돌아가신 분을 위해 천도법회 공덕을 쌓는 기간으로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것 같습니다. 

중국도 이와 같은 법회가 있는데 49재라 별도로 부르지 않고 총체적으로 ‘불사(佛事)’라고 합니다. 불사는 주로 신도와 시주(施主)를 위해 복과 공덕을 쌓는 원력을 뜻하기도 하고 또는 돌아가신 분을 제도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의식도 다양합니다. 그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은 보불(普佛)이라는 불사입니다. 이것은 사찰에서 기본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아침, 저녁 예불의식과 같이 하는 불사로 신도들을 위한 것입니다. 아침, 저녁 예불은 절에 있는 모든 스님의 행하는 필수적인 일상 수행이기 때문에 대중스님의 예불 공덕을 신도에게 회향(回向)하고자 하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아침예불 보불은 살아있는 자의 건강 행복 길상을, 저녁예불 보불은 주로 돌아가신 자를 위해 하는 기도입니다. 즉 보불이라는 불사는 중국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참여하기 쉬운 불사입니다. 때문에 중국인들에게는 신앙과 상관없이 일반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있고 또 많이 동참하고 있는 불사입니다. 

둘째로 많이 하는 불사는 경전 독송(誦經)과 참법(懺法)법회입니다. 이것은 살아 있는 자와 돌아가신 자에 상관없이 누구나 언제나 하고 싶을 때마다 실천하는 불사입니다. 1일, 3일, 5일, 7일 동안 경전만 독송하던지 또는 참법을 통해 참회(懺悔)수행만 합니다. 이를 통해 공덕과 복을 짓는 것입니다. 돌아가신 자를 위해 하는 경우는 7일마다 재를 지내는 전통은 중국에도 있는데 그것은 절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이 집에서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중국인들은 오랫동안 집이라는 것은 가족들이 모이는 곳이고 사찰이라는 곳은 공덕을 쌓는 곳, 참회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불사 중에 제일 중요하고 성대한 것은 바로 수륙법회(水陸法會)입니다. 수륙법회 본래의 명칭은 ‘법계성범수륙보도대재승회(法界聖凡水陸普度大齋勝會)’라는 이름이었는데 인도 부처님 시대 때 무차대회(無遮大會)의 전통을 따라 중국 양나라(梁朝)시대부터 이어지는 불사입니다. 그 뜻은 평등함으로써 법계의 모든 중생을 차별 없이 모두 구제하는 것입니다. 수륙법회를 여는 목적은 부처님의 신통력, 법의 공덕력, 스님들의 청정수행력이라는 세 가지의 위력으로 식시(食施) 법시(法施)를 통해 살아있는 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돌아가신 자의 천도, 그리고 육지의 일체 중생, 물속의 일체 중생 및 육도의 일체중생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서 해탈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수륙법회는 수천 년 동안 중국의 불교의식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성대한 불교 법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수륙법회의 기간은 7일로 정해지고 내단(內壇)과 외단(外壇) 두 부분으로 되어 내단은 법회의 중요한 곳이라 엄격하게 법회의 규칙과 경전에 있는 예법을 따라 불상(佛像)을 안치하고 장엄을 배치합니다. 외단은 6단이 있어, 대단 24인을 주로 양황참법(梁皇懺法)을 예배하는 등 수륙법회는 한번 열리면 최소 48명부터 100여 명 스님들이 7일 동안 참석해야 하는 대작불사입니다. 일반적으로 큰 절에서는 1년에 한 두 번씩 진행하고 신도들이 많은 곳에는 수 만 명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불교신문3388호/2018년4월28일자]

명진(明臻)스님  동국대 불교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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